잘 싸운 맨시티, 승점3은 어디에?

아스날 원정서 경기력 앞서고도 무승부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의 집중력 필요

아스날 원정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 ⓒ 게티이미지

경기 내용은 앞서고도 승리가 없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맨시티는 3일 오전 0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아스날과의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시티는 승점 58을 기록, 3위 리버풀을 승점 1차이로 압박했다. 반면 아스날은 승점 51을 기록해 6위를 유지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홈팀 같았던 원정팀 맨시티

30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다운 명승부였다. 양 팀의 공수 전환의 속도가 빨랐고, 압박 역시 쉼틀이 없었다. 득점도 4골이나 터졌다. 다만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점 1씩을 나눠 가졌다는 것이 아쉬움을 남겼다.

원정팀 맨시티가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오프사이드에 걸리기는 했지만,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침투가 아스날의 포백 수비를 무너뜨리며 간담을 서늘케 했다. 다비드 오스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기는 했지만, 페르난지뉴의 침투 패스는 아스날 수비를 계속해서 흔들었다.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치던 맨시티는 결국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케빈 데 브루잉이 밀어준 볼을 르로이 사네가 잡아 오스피나 골키퍼를 제쳐낸 뒤 침착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날 수비 뒷 공간을 정확하게 노린 데 브루잉의 패스, 사네의 스피드와 침착성이 빛난 득점이었다.

선제골을 뽑아낸 맨시티의 기세는 이어졌다. 전반 9분 데 브루잉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췄고, 이어진 다비드 실바의 슈팅이 오스피나 골키퍼를 놀라게 했다.

반면 홈팀 아스날은 공격의 세밀함이 아쉬웠다.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볼을 잡아낸 메수트 외질의 슈팅은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고, 나초 몬레알의 대포알 슈팅은 힘이 너무 들어갔다. 전반 28분에는 알렉시스 산체스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페르난지뉴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지만, 심판이 반칙을 선언하지 않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데도 아스날은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 39분 산체스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시코드란 무스타피의 헤딩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쪽에 있던 시오 월컷에게 향하며 동점골로 이어졌다.

반격에 나선 맨시티는 전반 41분 데 브루잉의 슈팅이 또다시 골대를 맞추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페널티박스 안쪽 우측 부근에서 볼을 잡아낸 아구에로가 반대편 골문을 향한 절묘한 슈팅으로 아스날의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 승점 3에 대한 아쉬움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는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는 맨시티다. ⓒ 게티이미지

후반전 역시 전반전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맨시티가 경기를 주도했고, 아스날은 역습으로 맞대응했다.

후반 6분 헤수스 나바스의 크로스가 아구에로의 헤딩슛으로 이어지며 아스날을 위협했고, 데 브루잉과 실바 역시 날카로운 모습을 이어갔다. 그러나 맨시티는 후반 7분 아스날에 또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다. 외질의 코너킥을 무스타피가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헤딩슛으로 연결하면서, 경기는 다시 원점이 됐다.

맨시티는 다시 한 번 아스널의 골문을 열기 위해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후반 12분 페르난지뉴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나바스의 크로스와 아구에로의 헤딩슛이 역전을 기대케 했다. 사네의 스피드와 드리블이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데 브루잉의 공격 가담도 위력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맨시티는 원정 승리를 따내는 데 실패했다. 오스피나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했고, 골대의 아쉬움을 버려내지 못했다.

맨시티의 아스날 원정 무승부는 나쁘지 않은 결과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좋은 경기 내용을 선보였고,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잡아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향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도 잃어버린 승점 2에 대한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맨시티는 리그 4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 리버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1차이로 사실상 3위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맨시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5 차이로 추격하고 있고, 6위 아스날도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7 차이다.

바로 다음 경기가 ‘선두’ 첼시와의 맞대결이란 점도 부담스럽다. 첼시가 EPL 30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선두’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달 말에는 부담스러운 상대인 ‘라이벌’ 맨유와 싸워야 하고, 살아난 레스터 시티와도 맞붙어야 한다.

첼시를 잡아낸 크리스탈 팰리스와 왓포드, 미들즈브러 등을 상대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래서 더욱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잡아야만 한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면, 4위권 진입이 어려울지도 모른다.

맨시티는 지난 1월 에버터전 0-4 대패 이후 리그 패배가 없다. 하지만 3월부터 현재까지 리그 무승부만 3차례가 있었고,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포함하면 최근 3경기 째 승리가 없다.

경기를 잘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할 경우, 사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는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는 맨시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