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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딘 명품피칭, KIA 좌완 허기 채우나


입력 2017.04.05 19:15 수정 2017.04.05 19:1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지난 1일 삼성전 7이닝 무실점 호투

인아웃 코스 넘나들며 타자들 혼란에 빠뜨려

KIA 좌완 팻 딘. ⓒ KBS2 중계화면 캡처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좌완투수 팻 딘(28)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팻 딘은 지난 1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첫 등판,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불펜의 난조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피칭으로 KIA 김기태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팻 딘이 등판하기 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렸다. 마이너리그 7시즌 통산 9이닝당 1.74개의 볼넷 허용으로 제구가 뛰어난 투수라는 점은 인정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구위가 강하지 못해 장타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았다.

그러나 팻 딘은 시범경기부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선발투수로 활약해 경기 운영능력도 괜찮았다. 퀵모션과 1루 견제도 안정적이었다. 직구 스피드도 시속 140km대 중후반까지 나왔다. 좌완 투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구속이다.

이제 한 경기 치렀지만 팻 딘은 벌써부터 헥터 노에시, 양현종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갈 주축으로 기대 받고 있다. 임팩트가 대단했다.

제구가 빼어난 선수답게 팻 딘은 몸쪽과 바깥쪽을 고르게 활용해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대부분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형성되며 인아웃을 넘나들었다. 공 끝의 움직임이 좋고, 변화구 낙폭 역시 컸다.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를 비슷한 폼으로 던지다보니 노려 치기도 쉽지 않았다.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고무적인 것은 단순히 제구만 좋은 유인구 위주의 투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처음 알려진 것과 달리 구위도 만만치 않아 상황에 따라 힘으로 윽박지르는 피칭도 가능하다. 140km 중후반대의 페스트볼을 과감하게 타자 몸쪽으로 찔러 넣기도 했다.

이로 인해 팻딘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몸쪽 공에 대응하기 위해 타격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떨어지는 변화구가 들어왔다.

빠른 볼에 포커스를 맞춘 상황에서 낙폭이 큰 변화구가 들어오니 속수무책 당했다. 몸쪽을 제대로 활용하니 바깥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공 역시 더욱 위력을 떨쳤고, 타자들의 리듬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인아웃 승부 못지않게 높낮이를 활용한 피칭 또한 지켜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팻 딘은 좌우 낮은쪽으로 꾸준히 공을 던지다가 타자들이 노리는 타이밍에서 기습적으로 높은쪽 패스트볼을 던졌다. 타자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눈에 공이 들어와 깜짝 놀라거나 엉겁결에 배트가 나갈 수밖에 없었다.

KIA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팻 딘이 왼손 외국인투수 흑역사를 끊어줄 것 같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KIA는 마크 키퍼, 다니엘 리오스, 세스 그레이싱어, 아킬리노 로페즈, 릭 구톰슨 등 우수한 외국인투수를 많이 배출했지만 우완 일색이었다.

게리 레스가 정상급 투수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두산 시절이다. 왼손에 배가 고픈 KIA의 허기를 팻 딘이 채워줄 수 있을까. 팻 딘은 분명 희망을 나르고 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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