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통합선대위', 패배 캠프 영입자 '케미' 잘 되나?

안희정·이재명 캠프 인사들 속속 영입…외연확장 모색

선대위 직책과 실권 '괴리' 커 통합 실효성은 미지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더민주 의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발은 여기저기서 데려오지만 머리는 빌리지 않을 것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후보를 당 대선 주자로 확정한 가운데, 문 후보를 도울 선거 캠프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구체적으로는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 측 인사들을 어떤 식으로 끌어안느냐다.

일단 당에선 통합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추미애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하되, ‘외연 확장’의 의미를 지닌 시민사회 원로 등 외부인사도 영입해 공동위원장직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또 당 소속 의원들에게 각자 지역구의 선거운동을 책임지도록 함으로써 당내 통합도 꾀하고 있다.

선대위는 5일 박수현 전 의원과 강훈식 의원 등을 캠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이들은 안희정캠프에서 대변인 역할을 했다. 또한 민평련 소속으로 당내 친문그룹과는 거리를 둬왔던 유은혜 의원도 영입했다. 다만 이재명캠프 측 의원들의 경우, 연락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며 조만간 접촉해 추가 인선을 발표키로 했다.

"안 가면 승복 안한다고 할까봐“ 합류 분위기는 '미지근'

이처럼 통합선대위 구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정작 안 지사와 이 시장 측 의원들의 분위기는 다소 떨떠름하다. 안희정캠프를 돕다가 ‘러브콜’을 받은 한 의원은 수락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안가면 승복하지 않는다고 할 것 아니냐”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안희정 지사도 몇몇 의원들에게 (문 후보로부터) 그런 자리 요청이 오면 받아들이라고 했었다"고도 했다.

이재명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김병욱 의원의 경우, 선대위로부터 합류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 저한테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며 "우리 캠프에 있던 의원이 6명밖에 안되지 않느냐. 만약 요청이 들어온다면 같이 협의해서 결정해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영진 의원은 "다들 민주당 의원인데 당 선대위 차원에서 우리 캠프에서 일했던 의원들도 다 갈 것"이라며 "문재인캠프 적재적소에서 어떤 일을 할지는 선대위와 캠프에서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사 선대위에 배치되더라도 실권을 갖는 건 별개 사안이라는 게 중론이다. 원내 관계자는 “손발은 여기저기서 데려오지만 머리는 빌리지 않을 것”이라며 “실권을 갖고 핵심 역할을 할 사람들은 이미 다 포진돼 있다. 현장에서 유세차에 올라가 주민들을 모아주는 등의 손발이 필요한 것이지, 브레인을 담당할 대한민국 3%는 이미 더문캠에 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후보 측 일부에선 같은 당 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그리 크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더문캠 전략 부문 관계자는 “안희정 지지자 일부가 안철수 쪽으로 좀 갈 수는 있겠지만, 이재명 지지자들은 워낙 색깔이 선명한 분들이기 때문에 (경선 패배에 대해) 순간적으로 감정적 실망은 할 수 있어도 다른 당으로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