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에서 역적’ 네이마르, 스스로 걷어찬 왕좌
불필요한 행동으로 말라가전서 경고 누적 퇴장
추가 징계 가능성 제기, 엘 클라시코 결장할 수도
바르셀로나의 차세대 황제 네이마르가 말라가전 퇴장으로 순식간에 영웅에서 역적으로 전락했다. 바르셀로나 역시 0-2로 패하며 선두 추격에 실패했다.
바르셀로나는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말라가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 로사레다'에서 열린 ‘2016-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말라가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번 라운드 최고 이변이었다. 3연승의 바르셀로나는 우승 경쟁자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선두로 치고 올라설 기회를 잡았다. 한 경기 더 치른 상황이었지만 엘 클라시코 더비가 임박한 만큼, 말라가전 승리로 우승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모든 게 꼬여버렸다. 전력상 우위를 점하고도 말라가에 완패했다. 점유율만 앞섰을 뿐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올 시즌 내내 지적됐던 엔리케 감독의 지나친 안일함이 문제였다. 지난 라운드 세비야전 승리로 상승세를 이어갔던 바르셀로나였지만, 주도권을 잡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PSG전에서 선보였던 스리백 전술을 비롯한 과감함은 없었다. 오히려 말라가의 실리 축구에 무너지며 자멸했다.
가장 큰 문제는 MSN라인이다. 로테이션 체제를 통해 선수단 체력 안배를 노렸지만 미드필더진은 답답했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점이 터지면서 MSN 트리오의 체력만 고갈됐다. 주중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가 예정된 만큼 일찌감치 승리를 따낸 뒤 선수단에 휴식을 주면 됐지만 다소 어정쩡한 로테이션 전략으로 상승세에 찬물만 끼얹었다.
특히 쓸데없는 파울로 퇴장을 받은 네이마르의 모습은 아쉬웠다. 추가 징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단 한 번의 실수로 영웅에서 역적이 될 위기에 처했다. 네이마르의 퇴장으로 바르셀로나의 시즌 계획도 꼬였고, 최악의 경우 한 해 농사를 망칠 위기까지 처한 상황이다.
네이마르는 최근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차세대 발롱도르 주자 0순위로 꼽히고 있었다. 파리 생제르맹전 6-1 대역전극의 주연이었고, 브라질의 FIFA 랭킹 1위를 이끌며 이번 연도 유력한 발롱도르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말라가전 퇴장으로 자멸했다.
퇴장 상황 자체가 미성숙했다. 전반 27분에는 상대가 프리킥을 시도하던 상황에서 축구화 끈을 묶다가 경고를 받았다. 안 받아도 되는 경고였다. 후반 20분에는 무리한 반칙으로 경고 누적으로 결국 퇴장을 받았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네이마르가 엘 클라시코 결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점이다.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도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네이마르마저 퇴장으로 추가 징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칫 바르셀로나는 왼쪽 날개 없이 레알을 상대해야 할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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