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 맨유의 고육지책, 극단적 실리 축구
역습 자제한 채 극단적인 점유율 축구
앞으로 20일간 무려 6경기 치르는 강행군
난세 형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지공으로 소중한 승점 3을 챙겼다.
맨유는 9일(한국시각)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선덜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리그 21경기 무패(11승 10무) 행진을 내달린 맨유는 승점 57을 기록하며 아스날을 제치고 5위 자리를 탈환했다.
난세 영웅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전반 30분 에레라의 패스를 이어받은 뒤 벼락같은 터닝 슛으로 선덜랜드의 그물을 찢었다. 픽포드 골키퍼는 물론 선덜랜드 수비수들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슈팅이었다.
급기야 선덜랜드는 전반 막판 세바스티안 라르손이 불필요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으며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그리고 후반 들어 맨유의 압도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키타리안이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어 후반 44분에도 이브라히모비치의 패스를 받은 마커스 래쉬포드가 쐐기골을 박으며 3-0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맨유 전술의 특이점은 철저한 실리 축구를 구사했다는 점이다.
현재 맨유는 강행군을 이어나가고 있다. 리그컵 결승전까지 치른 데다 FA컵(탈락), UEFA 유로파리그 일정까지 병행했기 때문이다. 밀린 리그 일정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왔다.
급기야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까지 잇따랐다. 현재 맨유는 웨인 루니, 크리스 스몰링, 필 존스, 애슐리 영이 부상 상태이며, 폴 포그바, 앙토니 마르샬 등 일부 선수들도 경미한 부상을 안은 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의 일정도 험난하기 그지없다. A매치 데이 이후 그동안 치르지 못했던 리그 경기를 4일 간격으로 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오는 14일에는 안더레흐트(유로파리그) 원정을 떠난 뒤 17일 첼시(리그), 21일 안더레흐트(유로파 2차전), 23일 번리 원정, 28일 맨시티 원정, 30일 스완지 등 앞으로 20일간 무려 6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번리, 스완지전은 하루 휴식 후 펼쳐진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철저한 지공을 주문했다. 실제로 맨유는 이날 볼 점유율 70%-30%를 기록할 정도로 볼 소유에 집착했고, 체력을 소모시키는 역습은 자제했다.
패스 숫자에서도 맨유는 580-233으로 두 배 이상 앞섰다. 짧은 숏패스로 시간을 흘려보냈고, 침투 패스 등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그 결과 경기 내용은 상당히 지루하고, 축구팬 입장에서 일명 ‘재미없는 경기’가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맨유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최소의 투자로 최대 성과를 얻어낸 셈이다. 안더레흐트와의 유로파리그 원정 1차전서도 이와 같은 경기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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