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통해 자신감 회복 '한국당', 대선 기세 올릴까
23곳 공천 '12곳 당선'…유일한 국회의원 선거도 승리
'보수결집' 동력 기대…대선 레이스 반등 여부 관심
'장미대선' 축소판으로 큰 관심을 모은 '4·12 재·보궐선거'의 최대 수혜를 입은 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모아지고 있다.
우선 재·보궐선거의 유일한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한국당 김재원 전 의원이 절반에 가까운 득표율(47.52%)로 당선됐다.
한국당 23곳 공천해 '12곳 당선'…유일한 국회의원 선거지역도 승리
3곳에서 열린 기초단체장 보궐선거 가운데 포천시장에 한국당 김종천 후보도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 광역·기초의원 선거구 26곳 가운데 10곳에서 한국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모두 12곳에서 한국당 깃발을 꽂았다.
한국당 입장에서 보면 공천한 23개 선거구 가운데 절반을 넘어선 승리이기도 하다.
관심이 가장 많았던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김 전 의원은 해당 지역구에서 재선의 경력과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경북 지역은 한국당의 전통적 텃밭이지만 최근 대선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를 앞섰다. 탄핵정국 이후 흔들리는 민심을 엿보게 하는 결과로도 받아들여진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당이 당초 무공천을 결정했다가 번복해 공천한 김재원 전 의원이 패했을 경우 TK(대구·경북) 지역 보수층 민심이 크게 흔들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반응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을 뒤엎고 김 전 의원이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당의 '텃밭 수성'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한국당은 수도권 표심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에서도 3개 선거구 가운데 포천시장 자리를 따내면서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뒀다.
이러한 결과에 한국당 지도부와 홍준표 대선후보까지 반색했다. 홍 후보는 13일 "홍준표 체제가 발족한 지 10일 만에 후보를 낸 23개 지역 중 12곳을 이긴 것은 국민이 한국당의 완벽한 부활을 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우택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영남권에서 압승한 것은 홍준표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범우파 세력이 다시 한 번 결집하고 있는 모습이며 한국당에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선거 결과에 대한 기쁜 반응이기도 했지만 앞으로 남은 '대선 레이스'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더욱 크게 담은 발언들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한국당은 대선정국에서 주도권을 잃은 채 돌파구를 마련할 계기를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다.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도 진보진영 후보들에 밀려 경쟁구도조차 꾸리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보수 붕괴'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통해 한국당은 '텃밭'인 영남권에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확인시킨 동시에 남은 대선 일정에서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되찾게 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결집' 동력 및 '탄핵 진실' 규명에 활용…대선레이스 반등 여부 관심
자신감을 회복한 한국당은 당장 이번 선거결과를 기준 삼아 '보수 결집'에 힘쏟는 동시에 '탄핵 진실'에 보다 접근하려는 시도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레이스'에서 자칫 밀려날 수 있는 시점에서 재시동을 걸 계기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후보는 "이번 재보선에서 한국당이 압승할 수 있도록 대단결 해준 보수우파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동설한에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서 탄핵반대를 외치던 애국 국민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홍 후보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범이자 기획자로 알려진 고영태가 검찰에서 체포돼 조사 중이고, 정치권에서는 어느 야당 중진의원의 3년에 걸친 기획탄핵설이 회자되고 있어 과연 박근혜 탄핵의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우리가 집권해야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대선 판세를 당장 변화시키기에는 이번 선거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재·보선 결과는 민심 흐름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는 기초는 되겠지만 대선후보의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직접적 요인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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