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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없는 두 달, 삼성 경영 정상화는 언제쯤


입력 2017.04.17 09:07 수정 2017.04.17 10:01        이홍석 기자

삼성전자 최대 실적 전망에도 M&A 투자 올스톱...장기 비전 부재

내부 분위기 무거워...사회공헌·채용규모 축소 불가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총수 부재 2개월을 맞은 삼성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내부 분위기는 무겁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DB
삼성전자 최대 실적 전망에도 M&A 투자 올스톱 등 장기 비전 부재
내부 분위기 무거워...사회공헌·채용규모 축소도 불가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총수 부재 2개월을 맞은 삼성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내부 분위기는 무겁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될 정도로 성적이 좋지만 인수합병(M&A) 등 투자가 중단되고 지주사 전환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미래에 대한 준비가 올스톱 된 상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17일 구속된 이후 오너의 결단과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M&A 투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이 부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2014년부터 삼성전자는 지난 3년간 총 15개의 해외 기업을 인수했다.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클라우드 관련 업체 조이언트 등의 인수를 잇달아 결정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조이언트를 시작으로 미국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와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등에 이어 11월에는 9조원에 넘는 자금을 투입,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중국 전기차업체인 BYD에 약 5100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프린터사업부를 미국 HP에 매각하는 등 장기 비전에 따른 사업 재편도 이뤄졌다. 이는 이 부회장이 나름의 장기적 비전과 전략에 따른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1월 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올스톱됐다. 검찰과 특검의 수사, 국회 국정조사 등으로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제대로 들여다 볼 시간이 없어졌고 급기야 지난 2월 구속에 이은 재판으로 사실상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속기소된 것도 그렇지만 일단 향후 재판에 전력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투자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올 한 해 적극적인 투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A 중단에 이은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재편 등의 작업도 사실상 올 스톱된 상태다. 이는 오너가 그룹 차원에서 판단해 추진해야 하는 사안인데 오너 부재에 이를 수행할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조직도 해체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24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은 지금으로써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 등 각종 법안이 줄줄이 대기해 있는 상태여서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재편이 암초를 만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기대선 국면 진입으로 국회의 법 개정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도 위축될 전망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승마지원' 문제로 그룹 총수가 구속된 마당에 오해를 살 수 있는 활동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는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나 후원금, 출연금 등을 낼 때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해당 내용을 공시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특히 미래전략실 해체로 각 계열사 개별적인 독립 경영이 공식화되면서 예전처럼 그룹이 계열사로부터 분담금을 걷어 다양한 기부활동을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채용규모 축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마지막 그룹 공채로 직무적성검사가 실시됐지만 당장 하반기부터는 각 계열사로 개별적으로 채용 방식과 절차를 진행하게 돼 채용인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그동안 국내 채용 시장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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