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첫 방문지 호남 '텃밭'서 '반문정서' 불질러

<현장>박지원 "문재인은 우리 전라북도에 인사 차별했다"

"대북송금 특검을 해서 '우리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앞에서 열린 '국민이 이깁니다' 전북 국민 승리 유세 및 전북 발대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선거를 위해 호남을 이용만 하는 후보 또 뽑아서는 안 됩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는 17일 첫 지방 유세지인 호남을 방문해 연설마다 선거를 위해 호남을 이용만 하는 후보를 또 뽑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텃밭'인 호남의 표심 단속을 위한 전략으로 '반문정서'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날 악천후 속에서 첫 지방 유세지로 전라북도 전주에 위치한 전북대학교를 방문한 안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계파 패권주의 세력에게 또 다시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면서 "계파 패권주의는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이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그는 "민주당이 우리 국민의당을 호남당이라고 조롱할 때도 저는 국민의당 깃발을 들고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방방곡곡에 가서 당당하게 국민의당 찍어달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앞에서 열린 '국민이 이깁니다' 전북 국민 승리 유세 및 전북 발대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 후보에 앞서 연설한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은 "문재인은 우리 전라북도에 인사 차별했다"고 노골적으로 문 후보를 비난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대북송금 특검을 해서 '우리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면서 "문재인은 거짓말과 변명을 하면서 우리 호남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원인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도 가세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그토록 문재인만은 안 된다고 했던 전북 아니냐"면서 "이제 망설이는 것 끝내고 압도적으로 한쪽으로 몰아주자"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시민이 이깁니다' 광주 국민 승리 유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어 방문한 광주 금남로 유세현장에서도 경쟁자인 문재인 후보를 향한 비난은 이어졌다. 안 후보가 도착하기 전까지 연설에 나선 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은 "호남에서 문재인 지지율이 몇퍼센트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사람이 지지해서 그러는지(그런 수치가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며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전화가 오늘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유세에 앞서 방문한 광주 양동시장에서는 여전한 안철수 후보의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안 후보는 둘러싼 인파로 인해 시장 통행에 애를 먹었다. 시장 상인들은 안 후보와 인사하며 "꼭 승리하십쇼잉", "손 한 번 만져봅시다잉", "꼭 대통령 돼서 멋진 정치 한 번 해주십쇼"라고 말은 건넸고 안 후보는 그때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자발적으로 안 후보와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띄였다. 안 후보는 시민들과 일일히 악수하고 '셀카'를 찍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방문해 시장을 둘러보며 시장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시장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첫 방문지로 호남을 택한 이유에 대해 "호남은 제가 처음 정치를 할 때, 제가 광야에 나왔을 때 불러주고 손 잡아주신 곳"이라며 "다시 한 번 더 정치를 바꾸겠다는 말씀 드리러 왔다"고 답했다.

지지율이 주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저는 제가 가진 비전과 정책, 가치관, 리더십을 보여드리고 거기에 평가를 받는 자세로 정치를 해왔다"고 말했고, '청년층의 지지를 어떻게 회복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누구보다 청년층과 소통하고 같은 삶과 문화를 공유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기간 청년들과 제대로 소통하는 모습 보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일대에서 '시민이 이깁니다' 광주 국민 승리 유세를 마친 후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 후보는 그러나 '호남 차별' 등 지역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호남이 예산과 인사에서 차별이 심하다는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적에 동의하냐'는 물음에 "우리나라는 여러 부분에서 수많은 격차가 심각하게 진행됐다"면서 "수 많은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다음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 '호남의 차별을 강조해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도 "여러 격차가 심각하게 진행됐다. 이 문제의 해결이 다음 정부에서 중요하다"고만 답했다.

한편 이날 안 후보의 첫 유세는 악천후속에 전북 전북대 현장 200여 명, 광주 금남로 현장에는 400여 명이 모여 지난 4·13 총선의 구름인파와는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