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어 서울 재개발에도 신탁사 바람
흑석11구역 조합 최근 신탁사 대상 우선협상대상자 입철 공모
도봉2구역 역시 신탁사와 MOU 맺었고, 곧 신탁사·시공사 선정 예정
재건축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신탁방식 정비사업’ 열기가 서울 재개발 사업지로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서울 재개발 사업장에서 처음으로 신탁 방식을 채택한 곳이 등장했고, 같은 방식으로 검토 중인 조합들이 늘고 있다.
다만 재건축 신탁방식과 다른 점은 재개발은 신탁사 시행자 방식이 아닌, 대행자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신탁사 대행자 방식은 조합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신탁사가 조합의 업무를 대행한다는 점에서 시행자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조합들은 사업을 보다 투명하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신탁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은 부동산 신탁사를 대상으로 사업대행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모를 냈다. 서울 재개발 사업지가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조합은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두 곳을 선정해 5월말쯤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4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에서 신탁 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며 “조합원 일부과 신탁사 수수료 등으로 걱정을 하고 있지만, 사업을 보다 원활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 전문성을 갖춘 신탁사와 추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 도봉2구역 재개발 조합도 신탁방식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조합 방식으로 시공사 선정에 3차례나 실패한 곳이다.
조합은 사업 방식을 신탁사 대행자 방식으로 전환을 검토했고, 지난해 10월 코람코자산신탁과 MOU를 체결하며 사업 추진에 원동력을 불어 넣었다.
조합 관계자는 “오는 24일 신탁사와 시공사를 동시에 선정하기 위해 현설을 개최하고, 다음달 18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라며 “총회에 따라 결과는 다르겠지만, 주민들이 신탁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방에서는 신탁방식으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부산 동대신 1 재개발, 부산 명륜 2구역, 대구 남구 봉덕 3-29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개발 사업도 신탁방식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신탁사 관계자는 “재개발 신탁사 대행자 방식은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만 얻으면 돼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시행자 방식보다 진행이 수월하다”며 “다만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은 구역면적이 커 같은 지역 내 여러개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있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아 재건축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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