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총선 이어 대선에서도 '단일화론 No!', 이유는?
최근 불거진 단일화론, 총선과 '비슷'
의석은 적지만 잠재력 있는 정당의 숙명일까. 대선을 열흘 남짓 앞두고 '국민의당호'에 파도가 몰아친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불었던 '연대론 파도'에 비슷한 '단일화론 파도'다. 작년 당 상임공동대표로 연대론이라는 파도를 잘 타고 넘긴 안철수 후보가 이번 단일화론도 잘 타고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총선의 연대론과 이번 단일화론은 '국민의당이(당 후보가) 다른 당, 혹은 세력(다른 후보)과 연대를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하다. 지난해 3월말 창당 후 두 달이 채 안된 국민의당은 안팎에서 불어오는 '연대론'에 몸살을 앓았다.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통합 제의'로 시작된 '연대론'에 상임대표이자 창업주인 안철수 대표는 연대 없는 마이웨이를 고집했으나, 당의 주축인 호남 중진 일부는 물론 일부 창당 멤버들조차 야권 연대·연합을 주장했다.
당시 안 상임 대표와의 불화로 김한길 당시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를 불과 33일여 앞두고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기자들에게 "안철수 상임대표의 강고한 반대를 넘지 못해 이에 상임선대위원장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안 상임대표와 공동대표 직을 맡았던 천정배 대표는 "연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중대결단을 하겠다"며 아예 '분당'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한길·천정배 두 거물의 주장에도 안 상임 대표는 '연대론'을 끝까지 거부했고, 통합·연대 없이 치뤄진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원내3당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번에도 시작은 국민의당 외부였다.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하고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33명 중 16명이 유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단일화'를 추진했다.
그러자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일부 인사들이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손학규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24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바른정당과 합당을 한다든지 공식적인 연대를 한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중도개혁세력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 나간다는 믿음을 주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있을 바른정당의 의총을 거론, "바른정당 의총의 결론도 중요하고, 이에 대한 국민의당의 새로운 시도가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나 당의 지지율이 급락한 시기에 나온 '연대', '단일화'라는 점에서도 두 주장은 비슷하다. 안 후보는 최근 문 후보를 위협할 정도로 급상승했던 지지율이 도로 문 후보와 10%p 이상 차이가 벌어지며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지난해 3월 당시 안 후보는 지지율이 7%까지 떨어지며 대선 후보라는 '지위' 자체를 위협 받고 있던 상황과 유사하다. 당 지지율도 1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고 지역별로 보더라도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두 자릿수에 가까운 지지율 격차를 보였다.(데일리안-알앤써치 2016년 3월 둘째주 정례조사 참고)
정치권에서는 단일화의 대상이 되는 상대방의 반응조차 단일화를 반대한다는 점에서 단일화 현실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24일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 바른정당 의총에서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당 후보인 유승민 후보는 물론 안철수·홍준표 후보 등 당사자가 모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후보 본인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국민캠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 최악의 상황과 불안감 속에서도 연대만큼은 없었다"면서 "이미 우리는 경험을 해본만큼 정치공학적 계산에 의한 단일화는 생각도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전략적으로도 단일화는 실익이 없기 때문에 현실가능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안 후보와 범보수 진영의 공식 단일화나 연대가 보수층 일부의 득표에 일부 기여는 하겠지만 중도·진보, 지역적으로는 호남 지역 표를 대거 상실할 것"이라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연대나 단일화 가능성을 아예 닫아놓은 상태에서 홍준표·유승민 두 범보수 후보가 스스로 사퇴하거나 '사표방지'와 '문재인 공포증' 심리가 작동한 보수층 표심을 끌어안는게 안 후보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여의도 정가에서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전·현직 의원 등 정치인들이 국민의당을 노크하고 있다는 소문이 만연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당 원내대표이자 국민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주승용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에서 입당하겠다는 분도 있지만 오해받을까 안받고 있는 분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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