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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이 직접 프로야구 MD 상품을 만든다면?


입력 2017.04.29 09:30 수정 2017.04.29 09:32        데일리안 스포츠 = 청춘스포츠팀

야구 팬이 만든 프로야구 상품 브랜드 ‘베이스인’

이색적인 제품으로 야구 상품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라

베이스인이 제공하고 있는 프로야구 MD 상품들 ⓒ BASEIN

지난 3월 31일 2017 프로야구 정규 리그의 막이 올랐다. KBO 10개 구단의 목표 관중수를 모두 합하면 870만여 명.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지난해보다도 10% 가량 높은 숫자다. 이처럼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면서 프로야구 상품에 대한 수요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베이스인(www.base-in.co.kr)’은 'Life in Baseball'이라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3월 프로야구 상품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브랜드다. 구단 로고가 새겨진 보조배터리와 휴대용 선풍기 등 프로야구 팬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상품들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지난해 여름 출시한 휴대용 LED 선풍기는 야구 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베이스인은 KBO 10개 구단 상품 수십종을 발매하며 또 한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은 베이스인의 김선우 총괄 팀장과의 문답이다.


어떤 계기로 야구 상품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예전부터 야구를 좋아하다보니 관련 사업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팬의 입장에서 야구 상품을 사려고 할 때마다 딱히 사고싶은 것들이 없더라구요. 단순히 구단 로고만 박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왠지 성의가 없어 보였달까요. 프로야구 팬들이 구단에 대한 애정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고 디자인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죠.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셨다고 들었는데, 결정하기 어렵진 않으셨나요?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결혼도 해야하고... 현실적인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전 직장에서도 일 자체는 적성에 잘 맞았고, 재미도 있었어요. 하지만 결국은 제가 더 좋아하고 해보고 싶은 일을 선택하게 되더라구요.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박준홍 대표님과 주말마다 만나서 스터디를 많이 했어요. 거의 2년 가까이 그랬던 것 같아요. 쉽진 않았지만 그런 준비 기간 없이 무작정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다면 더 막막했을지도 모릅니다.

베이스인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프로야구 구단이나 관계 업체들과 컨택 포인트가 없었던 게 많이 힘들었어요.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을 뿐더러 어렵게 연락이 닿아도 중간에 끊기기 일쑤였죠. 결국 직접 발로 뛰면서 영업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어요. 한 번은 무작정 KBO로 찾아간 적이 있는데 하필 그 날이 휴무여서 허탕을 치고 돌아왔어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어서 그만 포기할까 싶었던 때에, 두산베어스와 처음으로 컨택이 됐어요. 그렇게 첫 단추를 꿰고나니 조금씩 일이 풀리더라구요. 다음으로 한화이글스와도 계약을 맺게 됐고, 그 이후부터는 다른 업체들과 컨택하기도 훨씬 수월해졌죠.


이미 야구 상품 시장에는 수많은 경쟁 업체가 존재합니다. 그들과 비교했을 때 베이스인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직 메이저 업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젊은 감각이 아닐까 해요. 회사 조직 자체가 젊다보니 의사결정도 쉽게 이루어지고 빠르게 대응하는 편이죠. 어려운 일이 있어도 다같이 똘똘 뭉쳐서 해내는 열정적인 분위기도 그렇고요. 제품 측면에서도 우리는 조금 더 독창적이고 신선한 상품을 만드려고 노력 중이에요.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남들보다 더 공을 들인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꼭 구단의 팬이어서가 아니라, 상품 자체로만 봐도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베이스인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의 초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셨나요?

가장 큰 생각은 ‘일상 속에 구단에 대한 팬심을 녹이자’는 것이었어요.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물건들부터 생각하다보니 보조배터리를 하게 됐고, 여름에 야구장에 가면 사람들이 더위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휴대용 선풍기를 생각하게 됐어요. 피규어 저금통 같은 경우는 회사 사무실 책상 위에 편하게 올려놓을 수 있으면서 실용적이기도 한 것을 생각해보다가 떠오른 아이디어였죠.

작년 시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요?

휴대용 LED 선풍기가 초기에 퀄리티 관리 측면에서 조금 힘들었어요. 초도물량에서 불량품이 꽤 나와서 그 이후부터는 납품하기 전에 모든 직원들이 달라붙어 일일이 다 확인을 했어요. 구단 별로 모든 제품을 다 확인했는데, 그래도 불량 문제가 생겼죠.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도 있고, LED 불량이나 배터리 불량도 있었어요. 불량 제품은 모두 회수해서 즉시 환불을 해드리거나 정상 제품으로 교환해드렸어요.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시즌에는 더욱 확실하게 검증된 공장을 통해서 생산하고 수시로 퀄리티를 체크할 예정입니다.

베이스인은 야구 상품 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된 브랜드인데, 이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커갈 것이라고 보시나요?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이 시장도 언젠가 성숙기를 지나고 정체기 또한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수요는 꾸준하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야구 상품에 대한 팬들의 니즈가 높아지는 만큼, 상품 품목도 점점 더 늘어나고 디자인이나 퀄리티도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베이스인은 어떤 브랜드가 되고자 하시나요?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다면요?

단기적으로는 베이스인 제품이라고 하면 ‘예쁘다’, ‘믿을만 하다’, ‘제품 정말 괜찮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장기적으로 보자면, 단순히 야구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넘어서 야구 팬들이 모여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채널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베이스인 페이스북 페이지를 그런 용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나중에 더 발전시켜서 야구 팬들이 전문적인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고 야구 상품에 대한 의견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베이스인의 비전을 얘기하는 김선우 팀장의 두 눈에는 의욕이 넘쳐났다. 야구에 대한 애정으로 야구 팬들을 위한 선물같은 제품들을 만들어가는 베이스인과 김선우 팀장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양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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