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NC 엇갈린 4월, KIA 독주 저지할 수 있을까
디펜딩 챔피언 두산, 예상과 달리 부진한 행보
스크럭스 연착륙한 NC는 연승 내달리며 순항
지난 달 31일 개막한 2017 KBO리그의 첫 한 달이 마무리되고 있다.
FA 최형우와 외국인 투수 팻딘을 영입하고 나지완, 양현종을 잔류시켜 투타 전력을 보강한 KIA 타이거즈가 28일 현재 18승 6패 0.750의 승률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우승팀 두산 베어스와 2위 NC 다이노스에 대한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렸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올 시즌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지난해 맹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 3인 니퍼트, 보우덴, 에반스가 잔류하는 등 전력상 특별한 누수가 없었다.
반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NC는 테임즈가 떠나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의 팀 내 비중을 줄이며 성적보다는 리빌딩을 중시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두산은 11승 1무 12패 0.478의 승률로 6위에 머물며 고전하고 있다. 리그 최강 선발진으로 평가받던 ‘판타스틱 4’의 한 축인 보우덴의 합류가 어깨 통증으로 늦어졌다. 설상가상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쏠쏠한 활약을 보이던 대졸 신인 김명신이 지난 25일 넥센과의 경기 도중 김민성의 타구에 얼굴에 맞는 큰 부상을 입고 이탈하기도 했다.
올 시즌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4.52로 리그 8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45로 리그 1위에 올랐던 것은 옛말이다. 스트라이크 존의 확대로 타자보다는 투수에 유리한 시즌이지만 두산의 평균자책점은 외려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타격도 신통치 않다. 올 시즌 두산의 팀 타율은 0.272로 5위, 팀 OPS(출루율 + 장타율)는 0.744로 6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두산은 팀 타율이 0.298, 팀 OPS가 0.851로 모두 1위였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두산의 주전 야수들이 대거 발탁된 후유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순위 하락이 예상되던 NC는 15승 1무 8패로 0.652의 승률로 2위로 약진했다. 28일 광주 KIA전에서 3:9로 패하기 전까지 파죽의 9연승을 질주했다.
NC의 상승세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듀오 맨쉽과 스크럭스가 이끌고 있다. 우완 맨쉽은 5경기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해 5승으로 류제국(LG), 양현종(KIA), 헥터(KIA)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맨쉽의 세부 지표를 살펴봐도 평균자책점 1.72,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 0.99,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489로 탁월하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외국인 타자들이 대부분 부진한 가운데 스크럭스는 0.301의 타율 9홈런 19타점 1.108의 OPS로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의 활약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연일 홈런포를 뿜어내는 테임즈에 대한 아쉬움을 잊게 만들 정도다. 스크럭스에게는 ‘오른손 테임즈’라는 별명이 붙었다.
리빌딩의 중심에 선 모창민과 권희동의 클러치 능력도 인상적이다. 모창민은 21타점, 권희동은 17타점을 쓸어 담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이들의 방망이로 인해 주전 2루수 박민우의 부상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다.
보우덴이 복귀했고 니퍼트가 지난해 위력을 되찾았기 때문에 조만간 두산은 안정을 되찾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얼굴을 앞세우는 NC의 상승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6시즌 양강인 두산과 NC가 KIA의 독주 체제를 저지하고 지난해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이용선 /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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