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관’ 리버풀, 이적시장 얼마 써야하나
후반기 들어 체력 저하 두드러지며 성적 하락
이적 시장서 대형 선수 영입 박차 가해야
올 시즌 들쭉날쭉 경기력을 보인 리버풀이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리버풀은 2일(한국시각)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왓포드와의 원정경기서 엠레 찬의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3을 추가한 리버풀은 20승 9무 6패(승점 69)째를 기록,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66)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5)와의 격차를 벌렸다.
안심할 수 없다. 맨시티가 다음 라운드에서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다면, 승점 동률 상황에서 골득실에 밀려 4위로 내려앉게 된다. 여기에 5~6위 맨유와 아스날 역시 잠재적 추격자들이다.
사실 리버풀의 전반기는 올 시즌 리그 우승을 노려볼 페이스로 전개됐다. 전반기에만 승점 43을 따낸 리버풀은 리그 2위에 올라 첼시를 맹추격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 거짓말 같은 추락이 시작됐다. 상위권팀들이 꾸준한 경기력으로 승점을 쌓은데 반해 리버풀의 컨디션은 들쭉날쭉했고, 리그는 물론 각종 컵대회에서도 조기 탈락 수모를 겪고 말았다.
올 시즌을 무관으로 마무리하게 됐지만, 축구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리버풀 역시 이번 시즌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음 시즌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지난 시즌 영입한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이후 리버풀의 색깔은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었다. 클롭식 게겐프레싱은 거친 잉글랜드 무대에서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압박을 구사하는 선수들의 체력소모도 만만치 않았다. 리버풀이 후반기로 넘어오며 거꾸러진 이유다.
월드클래스로 불릴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필리페 쿠티뉴,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조던 핸더슨, 다니엘 스터리지, 애덤 랄라나 등은 분명 기량이 뛰어나지만 잦은 부상과 기복으로 리버풀의 널뛰기 경기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0년대 말 빅4 체제에서 가장 먼저 발을 뺀 리버풀은 여전히 우승과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 10년간 리버풀이 들어 올린 트로피는 2011-12시즌 리그컵이 고작이다.
그러면서 이적시장에서도 자연스레 선수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애써 키운 선수들은 보다 큰 빅클럽으로 이적하고 있으며,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웃돈을 줘야만 하는 게 리버풀이 처한 현실이다.
지난 시즌 4650만 유로(약 569억 원)라는 클럽 역사상 최고액을 지불하며 ‘벨기에산 피지컬 괴물’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영입했지만 실패로 귀결됐고, 최악의 영입에서 빠질 수 없는 앤디 캐롤도 4100만 유로에 사왔다가 1750만 유로에 되팔았다.
반면, 막대한 이적료 수입을 올린 루이스 수아레스와 라힘 스털링 등은 클럽의 탄탄한 재정상태와 클럽의 네임밸류를 감안하면 판매보다 잔류에 좀 더 무게를 뒀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결국 리버풀은 양과 질, 모두를 채워 넣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이번 여름이적시장에 나서야 한다. 더군다나 다음 시즌에는 유럽클럽 대항전도 병행한다. 클롭의 전술을 한 시즌 내내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블 스쿼드가 필수적이며, 우승으로 가려면 대어급 선수들도 필요하다. 만만치 않은 지출이 불가피해진 리버풀이다.
리버풀 이적료 지출 TOP 10
1. 크리스티안 벤테케(2015-16시즌) : 4650만 유로, 아스톤 빌라
2. 사디오 마네(2016-17시즌) : 4120만 유로, 사우스햄턴
3. 호베르투 피르미누(2015-16시즌) : 4100만 유로, 호펜하임
3. 앤디 캐롤(2010-11시즌) : 4100만 유로, 뉴캐슬
5. 페르난도 토레스(2007-08시즌) : 3800만 유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6. 애덤 랄라나(2014-15시즌) : 3100만 유로, 사우스햄턴
7. 조르지니오 베르날둠(2016-17시즌) : 2750만 유로, 뉴캐슬
8. 루이스 수아레스(2010-11시즌) : 2650만 유로, 아약스
9. 데얀 로브렌(2014-15시즌) : 2530만 유로, 사우스햄턴
10. 라자르 마르코비치(2014-15시즌) : 2500만 유로, 벤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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