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소신투표'·'보수결집'에 긴장...핵심 키워드는 ‘압도적’

대세론 탄 소신투표 바람, 보수결집으로 긴장도 높아져

문재인, 가는 곳마다 "압도적 지지" 전면에 내걸고 호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방송인 김미화씨와 포옹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19대 대통령 선거를 나흘 앞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세론을 넘어 ‘과반 굳히기’ 전략을 전면에 내걸었다. 지역 유세를 비롯한 공개 일정 등 가는 곳마다 적폐 청산의 전제 조건으로 “압도적 지지”를 강조하며 표를 호소하고 있다.

문 후보는 4일 고양시 일산 문화광장 유세에서 “개혁과 통합을 다 해내려면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필요하다. 압도적으로 정권교체 해야 정경유착, 부정부패, 반칙, 특권 다 뿌리 뽑을 수 있다”며 “압도적으로 정권교체 해야 국정농단세력이 발목을 못 잡는다. 압도적인 정권교체는 역시 ‘투대문’ 이다”라며 ‘압도적 지지’에 수차례 방점을 찍었다.

세월호 참사 ‘7시간의 기록’과 관련해서도 “국회가 2/3 찬성으로 결의해야 열어볼 수 있는데, 우리 의석은 1/3 안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며 “너도 나도 문재인을 찍어서 압도적 정권교체를 하면 압도적 민심의 힘으로 대통령이 국회에 요구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러면 국회가 거부 못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특히 이날 문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호소한 고양시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최근 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1강 2중’ 구도가 견고해지고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자, 진보 진영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신 투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즉, 문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 정권 교체가 현실화됐다는 가정 하에 이번 선거에선 정책·이념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심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심리가 적잖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심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연령대로부터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에 정의당 선대위는 ‘소신 투표’를 독려하며 진보 진영 표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심 후보는 TV토론 등 공개 석상에서 “지금까지 사표가 될까봐 당선될 것 같은 후보, 대세 후보에 표를 줘왔지만 그래서 개혁이 제대로 됐느냐”며 “진짜 ‘사표’는 소신이 아닌 대세를 따르는 표다. 이번에는 소신에 따라 심상정을 확실히 지지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신 투표 바람이 심상치 않자, 민주당에선 적폐 청산을 위해 압도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걸고, 이른바 ‘사표 방지’에 적극 나섰다. 특히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으로 숨겨진 보수가 총결집할 경우 문 후보의 승리를 마냥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선대위 차원에서도 진보 진영이 정권교체에 집중해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우상호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의당 지지는 다음 선거 때 하셔도 괜찮지 않겠느냐”며 심 후보의 지지자들을 향해 “문재인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 후보 측은 5일까지 이틀 간 진행되는 사전투표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전투표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참여율이 높은 만큼, 이틀 동안의 투표율이 20%를 넘어서면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심 후보 측은 소신투표 바람이 곧 사전투표율과 직결될 거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한편 문 후보는 지난 3일에도 경남 진주 대안동 유세에서 “압도적으로 정권을 교체해야 나라가 안정되고 개혁이든 통합이든 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