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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마드리드, 허락되지 않는 ‘본좌 계보’


입력 2017.05.11 12:16 수정 2017.05.11 12:1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레알 마드리드에 1~2차전 합계 1-4로 밀려 탈락

그리즈만이 4강 탈락 후 나바스 골키퍼로부터 위로 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유럽 정복이 이번에도 실패로 끝났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1일(한국시각) 스페인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 홈 2차전에서 2-1 승리했지만 1~2차전 합계 2-4로 뒤지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나선 팀은 역시나 원정 1차전서 0-3 대패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그리즈만-토레스 투톱을 내세운 아틀레티코는 시작부터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했고 전반 12분 세트피스에서 코케가 올린 볼을 니게스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선취골을 올렸다.

추가골을 향한 아틀레티코의 집념은 무서울 정도였다. 4분 뒤, 이번에는 페르난도 토레스가 박스 안쪽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그리즈만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하며 2-0으로 벌렸다.

동률을 위해 이제 1골만 더 필요한 상황.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카림 벤제마의 슈팅이 오블락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쇄도해 들어가던 이스코가 밀어 넣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원정골까지 허용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4 열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3골이 더 필요했다. 실점이 없었다면 1골만 더 필요했던 상황이 최악으로 내몰린 순간이었다. 결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더 이상의 득점 없이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아틀레티코는 2000년대 후반까지 리그 중위권 또는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지만 2011-12시즌 도중 지금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전혀 다른 팀으로 급성장했다.

엄청난 압박과 견고한 수비, 그리고 날카로운 역습을 앞세운 시메오네의 전술은 최근 축구 전술의 트렌드를 그대로 대변했고, 이는 뛰어난 성적으로 드러난다.

실제로 시메오네가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한 2012-13시즌 리그 3위로 급부상하더니, 이듬해에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의 양강구도를 깨며 라리가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시메오네 체제 이후 아틀레티코가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는 유로파리그(2011-12시즌)와 라리가, 그리고 코파 델 레이(국왕컵) 하나씩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우승만 두 번에 그칠 뿐 아직까지 빅이어를 품에 안지 못했다.

시메오네 체제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최근 비약적인 성적으로 유럽 3대 클럽으로 불리는 ‘레바뮌’(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위협할 강자로 급부상했지만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4년 연속 레알 마드리드 벽에 막히는 요인도 있지만 더욱 속 터지는 부분은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이다. 지난 5~6년간 세르히오 아게로, 팔카오, 디에고 코스타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팀을 떠났다. 빅클럽들이 핵심 선수들을 붙들어 매는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라 할 수 있다.

아틀레티코는 지난 2015년 중국의 부호 왕젠린(王健林)을 주주로 받아들였고, 비로소 이적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영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고민은 선수 영입이 아닌 그리즈만 등 핵심 선수들의 추가 이탈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세리에 A의 왕자 유벤투스가 급부상하며 아틀레티코가 보유한 4인자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재도약도 신경 써야 한다. 유럽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행보에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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