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대립군' 김무열 "촛불집회 날 촬영, 비통"
극중 대립군 명사수 곡수 역으로 열연
선 굵은 메시지에 입체적 캐릭터 소화
극중 대립군 명사수 곡수 역으로 열연
선 굵은 메시지에 입체적 캐릭터 소화
매 작품 진중한 연기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완성시키고 있는 배우 김무열이 이번에는 ‘대립군’이라는 캐릭터에 도전했다. 나라보다는 가족, 동료를 위해 사는 인물이지만 끝내는 그 역시 백성이었음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내며 영화 속 굵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영화 ‘대립군’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김무열은 후련하면서도 긴장되고 설레는 심정으로 취재진의 반겼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최고 힘들었던 작품”이라면서도 “영화적 메시지가 다양한 작품으로, 많은 관객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대립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본의 아니게 모두들 다이어트 많이 됐죠. 하하하. 정말 산을 타고 그 산 속에서 가마를 들고... 아휴. 누가 뒤에서 저를 때리는 줄 알았다니까요.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나중에는 감독님이 현장에 안오시고 무전으로만. 하하하. 배우들끼리 정말 끈끈한 우정이 생겼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줘야 했으니까요.”
영화 ‘대립군’ 속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풍경은 CG가 아닌 거의 실제 직접 촬영해 담은 신들이 많다. 그에 반해 배우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 김무열을 비롯해 이정재 여진구 박원상 배수빈 등 출연 배우들은 고생을 함께 하며 돈독해질 수 밖에 없었고, 그 진한 우정은 영화 속에 잘 베어져 따뜻함을 고스란히 전달시킨다.
김무열은 극중 명사수 곡수 역으로, 대립군 수장 토우 역의 이정재와 우정과 대립을 함께 나누는 캐릭터로 영화 내내 극의 중심을 이끈다. 특히 ‘명사수’ 캐릭터에 맞게 촬영 전부터 남다른 준비를 했다는 그는 지금까지도 손 곳곳에 굳은살이 남아 있을 정도로 혼신을 다해 작품 속에 녹아 들었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많은 운동을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을 정말 힘들었던 거 같아요. 허리가 정말 너무 아팠죠. 활 쏘는 장면이 많아서 손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오히려 몸에 익혀져서 덜 힘들었어요. 포지션이 활이라 다른 선배들과 달리, 원샷을 받고 편하게 찍은 편이에요. 그래도 칼 한 번 못 쓴게 못내 아쉽긴 하더라구요. 하하하.”
곡수는 남을 대신해 돈을 받고 전쟁터에 나왔지만 홀로 두고 온 어머니 걱정에 하루 빨리 살아 돌아가기만을 고대한다. 그러나 임진왜란으로 조선이 분조가 되면서 광해 행렬에 합류하게 되고 그러면서 나라, 왕에 대한 불만이 치닫지만 결국 동료애와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공존하면서 양면적인 모습을 담아낸다.
김무열은 “기본적으로 곡수는 살아남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가장 강한 인물이다. 생과 사를 오가는 전쟁터지만 오로지 어머니만 생각한다”면서 “전쟁터에서 느낀 거라곤 윗선에 대한 불신, 그거다. 그런 양면적인 것들이 시원했고, 행동으로 표현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곡수 캐릭터를 연기한 소회를 전했다.
“극중 양면적인 모습이 폭발할 당시, 4차 촛불집회 날이었어요. 그 분들을 생각하며 연기를 한 거 같아요. 현장에서 북받쳐서 우는 스태프도 있었죠. 세월호 사건, 촛불집회 등 영화적 설정과 맞물려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점들이 많았어요. 배우가 하는 일이 빛을 발할 때는 관객들이 보고 공감했을 때죠.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서 ‘대립군’을 보며 공감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역사극이 가진 힘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됐죠.”
김무열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대의”를 언급했다. 그는 “배우로서 작품을 한다는 건,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대화를 할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출연 작품을 선정한다”면서 “배우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캐릭터를 통해 관객 누군가의 삶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삶이 분명 먼저죠. 살아가면서 배운 것들은 연기에 많은 도움이 돼요. 주변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도 배우기도 하구요. 연기적인 고민,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고민, 다양한 고민들을 하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제 삶도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요. 물론 아내와 함께 한 삶을 말하는 거죠. 배우는 정치가나 선동가는 아니지만 대중들의 인생에 개입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젊은 친구가 ‘대립군’ 보고 다양한 꿈을 꿀 수 있거든요. 그렇기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껴요.”
매 작품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배운다는 김무열은 이번 ‘대립군’을 통해서는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를 배웠다”고 했다. 현실을 바라보는 눈 말이다. 그러면서 “몇 백만 동원이 중요한 것이 아닌, 많은 분들이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