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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비하' 논란 탁현민, 사과 대신 '자진 사퇴'로 기우나


입력 2017.05.29 17:48 수정 2017.05.29 17:55        이슬기 기자

여권 "정식 발령 안 나 공식 사과할 문제 아냐"…내부에선 자진 사퇴 분위기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 "이 정도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수준"

탁현민 전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지난 2011년 MBC의 소셜테이너 출연금지규정에 항의하며 '삼보일퍽' 1인시위를 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 비하' 논란의 중심에 선 탁현민 전 성공회대 겸임교수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 '나는 꼼수다' 의 기획자로 알려진 탁 전 교수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 동행한 측근으로, 지난 2007년 저서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비하한 사실이 드러나 자질 논란에 부딪쳤다. 최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행정관 직에서 물러날지 등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야권에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용기 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29일 논평에서 "천박한 여성관을 드러낸 탁현민 행정관을 즉각 해임하고, 반복되는 인사실책과 구멍투성이인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도 "이 정도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여성의원, 여성단체들에도 묻고 싶다. 대국민 여성혐오, 여성비하 발언 모음집을 출간한 탁 전 교수가 청와대 행정관에 발탁된 것과 관련해 분노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야권 파상공세에 여론도 '싸늘'…"본인이 나오면 정리될 것"

그간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 호평을 내리던 여론도 엇갈렸다. 청와대와 여당의 침묵이 계속될 경우, 향후 국정 운영에 적잖은 부담이 될 거란 우려 때문이다. 트위터 등 각종 SNS에는 탁 전 교수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청와대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다만 청와대와 민주당은 해당 문제에 대해 공식 유감 표명 등 이렇다 할 입장을 표할 계획이 없는 상태다. 아직 정식 행정관으로 발령조차 나지 않아 사실상 임시직으로 근무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당정 차원의 대응이 아닌, 탁 전 교수 본인이 자진 사퇴를 결단하는 형식으로 마무리 짓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탁 전 교수가 아직 정식으로 발령도 안 난 상황이다"라며 "인수위원회 시절로 따지면 사실상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따로 입장 표명을 하는 등의 문제는 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집권당인 민주당 여성위원회 역시 해당 문제에 대해선 아직 공식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여성위원장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대응 계획을 묻는 질문에 "(유감 표명 등)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 있다 또는 없다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아직 논의도 안 해봤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탁 전 교수 본인이 사퇴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짓자는 목소리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인 한 민주당 여성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성 의원들 내부적으로는 이야기를 좀 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사견을 전제로 “지금은 그냥 본인이 알아서 정리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아직 정식 발령 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임명을 안 하면 되는 문제”라며 “아마 청와대에서도 특별히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본인이 나와 주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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