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도, 신태용도’ 아프지만 겪어야할 성장통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3 대패
이승우, 성인팀 데뷔하기 충분한 실력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신태용호의 이번 대회 여정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FIFA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3 완패했다.
이로써 조별리그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으며 34년 만에 4강 신화를 노렸던 축구대표팀의 도전은 아쉽게 16강에서 멈추고 말았다.
하지만 U-20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에 못지않은 숙제도 한 보따리 얻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0월 안익수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을 구원 투수로 내세웠다. 본선 대회까지 고작 7개월 남겨둔 시점이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빠르게 팀을 정비해 나갔다.
지휘봉을 잡고 처음으로 치른 포르투갈과의 친선전에서 조영욱의 골로 1-1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국내서 열린 아디다스컵 4개국 친선 대회서 2승 1패 성과를 올렸고, 본선 대회 개막 직전 열린 우루과이,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도 1승 1무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출전권이 주어진 지난해 AFC U-19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 탈락, 많은 우려를 자아냈던 점을 감안하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대표팀이었다. 개최국 자격으로 나선 본선 무대에서는 기니에 이어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까지 격파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전술 실험의 여유를 보였고, 대가는 0-1 패배로 다가왔다. 그 결과 조 2위로 16강에 올라 난적 포르투갈을 만났고, 결국 탈락의 쓴맛을 봤다.
K리그를 거쳐 성인대표팀 코치 등 지도자 변신 후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가 낳은 소중한 보배다.
그는 끊임없이 축구를 공부하고 있으며, 여러 전술들을 그라운드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 향후 A대표팀을 맡을 후보 1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다만 이번 포르투갈전과 마찬가지로 부적절한 전술을 감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지함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그가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큰 경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인 이승우도 경험을 통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한 개인기와 실력, 그리고 이에 못지않은 걸출한 입담으로 축구팬들의 기대와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제 막 20세가 된 이승우는 성인팀에 합류해야 한다는 새로운 숙제를 안았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데뷔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임대나 이적 등을 통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실전 경험을 쌓아야 그가 가진 재능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장의 여지가 분명한 이승우는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대들보다. 그의 U-20 월드컵 여정은 16강에서 멈췄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면 내년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깜짝 발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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