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차관 인선…'남북회담·다자외교' 분야 전문가
천해성 신임 통일부 차관, 부처 내 요직 거친 '정책통'
조현 신임 외교부 2차관, 통상관련 전문성도 갖춘 인물
천해성 신임 통일부 차관, 부처 내 요직 거친 '정책통'
조현 신임 외교부 2차관, 통상관련 전문성도 갖춘 인물
31일 통일부와 외교부 차관 인선이 발표됐다. 각각 남북대화, 다자외교 전문가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 정책 방향성이 드러나고 있다.
이날 통일부 차관으로 임명된 천해성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은 행정고시 30회 출신으로 지난 1988년 통일부에 입부해 회담기획부장, 인도협력국장, 대변인, 남북회담본부장, 통일정책실장 등 부처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천 차관이 풍부한 남북회담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반영해 실무를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그는 남북회담본부 회담기획부장으로 일하면서 지난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수의 남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다. 통일정책실장이던 2013년에는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한 판문점 실무접촉에 수석대표로 나선 이력도 있다.
천 차관은 통일정책실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2월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내정됐으나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돌연 내정이 철회돼 통일부로 복귀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통일부의 필수 핵심요원이라 돌려보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등 대북 강경파와 정책적 온도차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천 차관은 행시 후배인 황부기 차관(31회)과 김형석 차관(32회)에 밀려 연거푸 차관 승진에 실패했고, 김형석 차관이 부임한 이후에는 퇴임해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을 맡아왔다.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조현 주 인도 대사는 통상, 군축 등 다양한 분야의 다자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외무고시 13회로 1979년 외교부에 입부해 1990년대 중반 통상기구과장을 역임한 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국에서 일하며 다자외교 경력을 쌓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 다자외교조정관, 주 오스트리아대사 겸 빈 주재 국제기구대표부 대사, 유엔개발공업기구(UNIDO) 공업개발이사회 의장, 탄도미사일확산방지행동규범(HCOC) 의장 등을 역임하며 다자 무대에서 활동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4강 중심의 외교에서 벗어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부합하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새 정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통상부문을 외교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조 차관을 임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조 차관은 초임 간부 시절 통상기구과 과장을 역임했고, 다자통상국심의관, 국제경제국장을 거치며 통상 쪽에도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다자통상국심의관으로 근무하던 2002년에는 한일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관여했고, 국제경제국장 시절인 2004년에는 한-멕시코 FTA 협상 수석대표를 겸임한 바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된 강경화 후보자와는 학교 동문(연세대 정치외교학과)인데다 다자외교 전문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강 후보자가 정식 임명될 경우 긴밀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인선 배경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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