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패라도 괜찮아' 류현진, 구속 살리고 이닝 먹었다
지적받았던 직구 구속 최고 94마일 찍어
시즌 최다이닝, 로버츠 감독 호평 이끌어
류현진(30·LA 다저스)이 시즌 10번째 선발 등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3승에는 실패했지만, 최근 3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76 피안타율 0.218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처음으로 상대하는 워싱턴은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콜로라도보다 막강한 화력을 보일 정도로 투수들에겐 공포의 상대다(팀 타율 0.279 NL 1위, 팀 홈런 86개 NL 1위, 팀 득점 314 NL 1위).
2번 타자 라이언 레이번은 2014년 7월 류현진에게 홈런을 빼앗았다. 브라이스 하퍼는 좌완 투수 상대로 타율 0.349 1홈런을, 라이언 짐머맨은 좌완 투수 상대로 타율 0.405 4홈런을 기록 중이다. 다니엘 머피는 최근 6경기 타율 0.500 1홈런, 6번타자 앤서니 랜던 또한 좌완 상대 타율 0.423, 3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지뢰밭 타선을 자랑한다.
1회 징크스 극복
관건은 1회였다. 류현진은 1회 부진한 편이다. 통산 65이닝 평균자책점 5.12 77피안타 10피홈런 29볼넷을 기록했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1회 실점한 5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5.85로 퀄리티스타트가 없다.
반면 1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3경기에서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2.08 퀄리티스타트 2개거 있다. 다행히 류현진은 1회 터너-레이번-하퍼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하퍼를 삼진 잡을 때 구사한 패스트볼은 94.2마일로 올 시즌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그간 배터리를 이룰 경우 부진했던 오스틴 반스와 성공적인 조화를 보인 점도 수확이다.
2017시즌 포수별 성적
반스 2경기 ERA 8.10 0.333 피홈런/9 2.7 볼넷/9 6.3 OPS 1.111
그랜달 7경기 ERA 2.75 0.242 피홈런/9 1.3 볼넷/9 2.5 OPS .728
아쉬움 남긴 랜던과의 승부
올해 좌투수 상대 OPS가 가장 높은 3명은 스탠튼, 아레나도, 그리고 랜던이다. 류현진은 1회 하퍼를 시작으로 짐머맨, 머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연속 탈삼진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기세를 탄 류현진은 6번 타자인 랜던에게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3개 연속으로 볼을 허용하고 2스트라이크 3볼에서 솔로 홈런을 맞았다.
특히, 4회가 아쉬웠다. 짐머맨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후 랜던에게 90.6마일짜리 한복판 실투로 2루타를 허용했다. 곧이어 88.4마일까지 떨어진 속구로 맷 위터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5회에는 발빠른 터너에게 2S1B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내야 안타를 맞았다. 이후 실책이 나왔고 하퍼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네 번째 실점을 했다. 막강한 워싱턴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9타수 2안타로 선방했지만, 그 뒤를 받친 랜던에게 홈런과 2루타를 얻어맞은 것이 아쉽다.
7이닝, 102구
7회 1사 후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전 같았으면 바로 교체되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다저스 벤치는 류현진에게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모두 맡겼다. 류현진은 대타 브라이언 굿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터너와 레이번을 각각 좌익수 플라이와 유격수 땅볼로 돌려 세우며 공 102개로 7회를 마쳤다. 올 시즌 최다 투구수다.
비록 4실점하며 시즌 6패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 최다인 7이닝 102구 호투로 치열했던 내부 선발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 또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류현진의 다음 등판도 선발”이라고 밝혔다.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시즌 초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류현진의 7이닝 소화는 이닝이터가 아쉬운 다저스 입장에선 상당한 호재다. 에이스 커쇼 만이 경기 당 평균 6.2이닝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투하고도 시즌 6패를 떠안았지만, 그 이상의 수확이 있는 등판이었다.
글: 곽동호, 김정학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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