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봉준호 "논란 몰고 다녀, 내 욕심 탓"
영화 '옥자'를 만든 봉준호 감독이 상영 방식을 두고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14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 호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봉 감독은 "가는 곳마다 논란을 몰고 다닌다"고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옥자'가) 논란을 일으킨 탓에 새로운 규정들이 생겼다"면서 "영화 외적으로도 기여한 게 '옥자'의 타고난 복이 아닌가 싶다. 프랑스에서 이미 원칙이 정리된 상태에서 우리를 초청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게 아니라서 민망했다. 국제 영화제인데 프랑스 국내법으로 원칙을 관철하려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국내 멀티 플렉스 '상영 불가' 입장에 대해선 "멀티 플렉스 측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넷플릭스의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란의 원인 제공자는 나다. 내 영화적인 욕심 때문에 이런 논란이 생긴 것 같다. 한국에서도 '옥자'가 규정을 정리하는 데 신호탄이 됐으면 한다. 이런 논란으로 피로함을 느꼈을 업계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옥자'가 한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극장을 찾을 기회가 됐다"며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다. 작은 상영관이지만 길게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옥자'의 메시지와 관련해선 "'옥자'는 '채식주의자가 되어라'라고 강요하는 영화는 아니다"며 "자연의 흐름 속에 생긴 육식은 문제 될 게 없다. 다만, 가혹하고 잔인한 환경 속에서 동물들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식 축산'에 대해 되짚어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뤘다.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2013) 이후 넷플릭스와 손잡고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넷플릭스가 '옥자'의 제작비(5000만달러·560억원)를 전액 투자해 화제가 됐다.
영화는 오는 29일 극장 개봉과 동시에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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