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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리부동’ 돈나룸마, 새로운 유다로 등극하나


입력 2017.06.17 22:18 수정 2017.06.18 10:22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밀란에 대한 애정 드러내면서도 재계약 거절

차기 행선지로 레알과 유벤투스 등 거론

AC 밀란과의 재계약을 거절한 잔루이지 돈나룸마. ⓒ 게티이미지

명가 재건을 꿈꾸는 AC 밀란의 수문장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소속팀과의 재계약을 거절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밀란에 대한 애정을 표했던 돈나룸마였기에 앞으로 한동안 ‘유다’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밀란의 파소네 단장은 지난 16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돈나룸마와의 재계약 협상 결렬 소식을 발표했다.

이날 파소네 단장을 비롯한 밀란 수뇌부는 카사 밀란(밀란 본사)를 찾은 돈나룸마 에이전트인 미노 라이올라와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협상의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라이올라의 응답은 재계약 거절이었다. 이에 밀란은 돈나룸마와의 재계약 협상 결렬 소식을 알렸다.

‘풋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이탈리아 매체에 따르면 밀란은 돈나룸마에게 500만 유로(한화 63억 원)의 연봉을 제안했다. 5년 보장 후 연봉 인상에 나서겠다며 돈나룸마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러나 라이올라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면서 밀란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 시 1000만 유로(약 126억 원)의 이적료를 바이아웃 금액으로 책정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선수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1000만 유로의 바이아웃 금액은 사실상 밀란과 돈나룸마의 관계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밀란과의 재계약 협상이 틀어지면서 돈나룸마를 향해 현지 팬들은 ‘유다’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 만큼 그의 변심은 충격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돈나룸마는 밀란 유소년팀을 거쳐 프로 데뷔했고, 지난 시즌 미하일로비치 전 감독 체제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해 팀을 대표하는 수문장으로 성장했다. 성적이 급하지 않았던 밀란으로서는 팀의 미래를 짊어질 수문장으로 돈나룸마를 낙점했고, 지속적인 기용을 통해 성장 밑거름을 마련해줬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재계약 거부였다. 구단과 선수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틀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후 돈나룸마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그는 남성 잡지 'GQ'를 통해 밀란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이후 돈나룸마가 이탈리아 대표팀에 합류했으니, 사실상 돈나룸마의 공식적인 인터뷰는 GQ와의 인터뷰가 마지막이었다.

인터뷰 이후 돈나룸마는 밀란과의 재계약 협상문을 열어두면서도, 며칠 간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21세 이하 대표팀 소집 후인 16일 오전 에이전트 라이올라가 돈나룸마가 재계약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밀란 측에 알렸고, 구단서 이를 공식 발표했다.

돈나룸마의 차기 행선지로는 파리 생제르맹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가 유력하다. 가장 선호하는 행선지는 단연 레알 마드리드다. 정황상 돈나룸마가 밀란과의 재계약 협상을 포기한 이유는 돈도 돈이지만, 우승컵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레알 마드리드와 밀란의 분위기 차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당장의 성과가 필요한 클럽이다. 밀란 만큼 여유를 가지면서 돈나룸마에게 기회를 줄 여건이 없다.

1999년생인 어린 나이의 남다른 잠재력은 돈나룸마를 높이 평가할 요소지만, 반대로 말하면 경험이 부족하다. 밀란에서도 번뜩이는 선방쇼를 보여주며 팀 후방을 지켰지만 그는 몇 차례 실수로 중요한 순간 실점을 헌납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정황상 돈나룸마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더라도 케일러 나바스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레알로서도 검증된 나바스를 메인 골키퍼로 내세우면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돈나룸마는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행선지로는 유벤투스가 거론되고 있다. 잔루이지 부폰의 후계자로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새롭게 유벤투스 골키퍼 장갑을 끼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밀란과 유벤투스는 세리에A를 대표하는 라이벌 중 하나다. 재계약 협상 후 비싼 이적료로 팀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 재계약을 거절한 채 헐값으로 돈나룸마가 유벤투스행을 택한다면 후폭풍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돈나룸마는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밀란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밀란과의 재계약 협상 실패, 그리고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뒤에서는 다른 행선지를 찾았다는 점에서 ‘유다’라는 오명을 벗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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