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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심장 TK 합동토론회 자리채우기 급급…흥행 '참담'


입력 2017.06.29 00:01 수정 2017.06.29 06:05        한장희 기자

대선 이후 별 변화 없고 주자들 간 격차 커 흥미 실종

'어대홍'신조어…'어차피 홍준표' 당원들 관심 떨어져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경북 경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제2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자유한국당의 7·3 전당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날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지역에서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한국당으로서는 대선 이후 50일 가까이 지난 TK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고, 당권주자들은 당심(黨心)을 읽어볼 수 있는 '바로미터' 지역이어서 거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이날 합동토론회는 흥행만 놓고 봤을 때는 '저조'를 넘어 '참담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올 정도였다.

행사에 참석한 TK지역 한국당 한 책임당원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 전당대회를 위한 토론회가 개최되면 준비된 좌석이 모자라 복도나 통로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던 경우도 허다했었는데 이제는 자리 채우기도 급급한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28일 오후 경북 경산 실내체육관에서 자유한국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제2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 다른 당원은 “토론회 등 당 행사만 개최된다고 하면 음료수나 길거리 음식을 파는 리어카 상인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도 모르게 찾아왔는데 오늘은 단 한 개의 리어카도 보이지 않는다”며 “야당이 됐다는 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TK지역은 지난 대선 당시 한국당 후보였던 홍준표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당초 한자리대 지지율에서 24.0%까지 올려준 일등공신 지역이다.

지난 대선이 치러진지 한 달여 만에 차갑게 식은 열기에 한국당 관계자는 대선 패배 이후 이렇다할 당내 변화가 없었고, 당권주자의 격차가 너무 커 흥미가 생기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당원들 사이에서는 ‘어대홍’이라는 신조어가 쓰이고 있다. ‘어차피 대표는 홍준표’라는 것이다. 이런 신조어가 돌 만큼 7·3 전대에서 홍 후보가 당권을 쥘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보니 당원들의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TK지역 당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후보가 한 달 만에 당대표 후보로 나서는 것 자체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당에 얼마나 인물이 없으면 이러냐는 목소리도 뒤따라 나온다.

당권까지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은 홍 후보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28일 오후 경북 경산 실내체육관에서 자유한국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제2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 후보는 전날 TK지역 합동토론회에서 “당을 새롭게 만들고, 부패의 뿌리를 끊고, 혁신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렇게 하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으로 신임해주셔야 한다. 그래야만 쇄신을 저해하고 방해하는 세력을 물리치고 쇄신할 수 있다”고 읍소했다.

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60~70% 이상의 득표율로 타 당권주자들을 누르지 못한다면 친박계처럼 홍 후보가 당 대표로 있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세력에 의해 발목 잡힐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홍 후보는 전날 합동토론회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마지막 정치인생을 대구에서 보내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이를 두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홍 후보의 대구시장 출마설과 대구지역 재보궐이나 21대 총선에서 대구지역구 출마설 등 여러 추측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7·3 전당대회가 승패를 이미 갈린 상황에서 득표율 키를 쥔 TK지역의 당심을 자극하려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홍 후보가 TK에서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보다는 보수의 심장인 TK의 지원을 받아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뜻이 아니겠냐”며 “전당대회에서 강력하게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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