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착한증세? 서민울리기 증세!”...‘네이밍’ 맞불

“국민 주머니 털기 우려…‘세제 개편안’ 제시하라”

“중도좌파도 법인세 인하하는데 우리만?…기업 해외 도망”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은 25일 증세정책을 일컬어 “반(反)기업증세, 중산층털기 증세, 역주행증세”라고 규정하며 여권의 '네이밍 전략'에 맞대응했다. 정부여당이 증세정책을 일컬어 “착한 과세”라고 내세운 데 대한 반론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이 명예과세, 착한과세라는 온갖 말장난을 하는 건 유감”이라며 “그게 아니라 조만간 중산층 주머니를 털 중산층털기 증세, 서민울리기 증세”라고 받아쳤다.

이어 “준비 없는 졸속증세, 세계 추세에 반하는 역주행증세, 대기업 대상 표적증세, 기업 어려움 가중시키는 반기업증세, 기업을 해외로 떠나게하는 기업유출 증세”라고 쏟아냈다.

이철우 한국당 최고위원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민에게 세금을 거두는 걸 '혈세', 즉 국민의
피를 짜내는 거라 한다"며 "그런데도 '착한과세'라고 하는 건 국민기만이거나 순진무구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국민 주머니 털기 우려...‘세제 개편안’ 먼저 제시하라”

한국당은 이날 증세 대상이 곧 중산층으로 확대될 거란 우려와 함께 '세제 개편안'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100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소요될 예산에 비해 당정이 증세 대상으로 지목한 초고소득층·초대기업으로부터 걷게 될 세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면서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대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걷는 명목세율로 얻는 세수는 불과 4조원이다. 10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178조에는 새 발의 피”라며 “178조 세제 개편안을 국민께 제시하고 국회를 중심으로 동의를 구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약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지출구조 조정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발표할 때부터 얼마 안가 국민 주머니 터는 증세로 이어질 거라 생각했다”면서 “(세수 부족은) 곧 중산층과 서민에게 증세폭탄 도미노 증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태옥 한국당 원내대변인 역시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정부는 증세를 거론하기 이전에 엄격한 재원마련 대책을 마련한 뒤, 증세여부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라며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한 대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길 충고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중도좌파도 법인세 인하하는데 우리만?...기업 해외로 도망갈 것”

한국당은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기업의 해외이전도 우려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미국 트럼프 정부도 법인세를 35%에서 15%로,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프랑스 마크롱 정부도 33.3%에서 25%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며 “우리만 법인세를 인상하면 한국에 있던 기업이나 글로벌 투자자가 사업장을 법인세가 저렴한 국가로 옮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미 전체 세수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국가 중 3위(2015년 기준)나 된다”며 “행여 사회에 깊이 흐르는 부자에 대한 반감심리를 이용해 밀어붙이려는 꼼수면 곧 역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