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이 말해준다’ 최정 vs 최형우 MVP 누구?
다관왕 차지할 경우 타자보다 투수 우위
최정-최형우 2파전, 홈런왕에 무게 쏠려
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지난해까지 총 35차례 MVP를 배출했다.
역대 최다 수상자는 무려 5차례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이승엽이며, 선동열(3회), 김성한, 장종훈, 박병호(이상 2회) 등이 두 차례 이상 받은 사례다.
구단별로는 KBO리그 양대 명문인 삼성과 KIA(해태 포함)가 각각 9회, 8회로 양분하고 있다. 즉, 2년에 한 번 꼴로 두 팀서 MVP가 나왔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대세다. 1998년 홈런왕 우즈가 외국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우뚝 섰으며, 지난해까지 NC 테임즈, 두산 니퍼트 등 특급 외국인 선수가 토종 선수들을 밀어내고 있다.
MVP는 KBO가 4~6명의 후보군을 사전 선발한 뒤 언론사 취재 기자들이 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21년 만에 1인 1표 방식에서 점수제로 변경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MVP를 받기 위한 공식이다. 지금까지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특별한 공식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MVP를 타기 위해서는 투, 타 주요 부문 1위에 오르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클래식 스탯으로 불리는 다승과 평균자책점(투수), 홈런과 타점(타자) 부문 1위 여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지금까지 투표로 증명되고 있다. 이외에 KBO가 시상하는 타율과 득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도루 부문(이상 타자)과 탈삼진, 승률, 구원(이상 투수) 타이틀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투, 타 주요 부문 3관왕 선수는 어김없이 MVP를 품었는데 예외는 두 차례, 1984년 이만수와 2006년 이대호였다.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한 이만수는 기록 밀어주기 논란과 최동원의 한국시리즈 4승 임팩트로 인해 투표에서 밀렸고, 이대호는 하필이면 투수 3관왕 류현진이 등장하는 바람에 고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주요 부문 2관왕만 차지해도 MVP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여기서도 변수가 존재하는데 KBO리그 역사에 획을 그을 대기록이 작성되면 뺏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2014년 사상 첫 200안타 서건창, 2015년 KBO 최초 40-40클럽 가입의 테임즈에 밀린 홈런-타점 2관왕 박병호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막바지로 접어드는 올 시즌, MVP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누구일까.
먼저 대기록 달성 가능성을 살펴봐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홈런(최정)과 타점(최형우, 최정), 최다안타(김재환, 손아섭, 최형우)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작성할 후보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타격 1위 김선빈(0.382)의 4할 타율 달성 여부도 관심사다.
투수 쪽에서는 전반기 무시무시한 승수를 쌓았던 헥터가 후반기 들어 주춤하면서 팀 동료 양현종(이상 14승)의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따라서 1985년 삼성 김시진, 김일융을 끝으로 맥이 끊긴 한 시즌 25승 달성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대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현재 성적만으로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는 누구일까. 일단 다승과 평균자책점 2관왕을 가져간 투수가 2관왕 타자보다 MVP를 가져갈 확률이 무척 높은데 3.54(9위)의 양현종보다는 3.19(5위)의 헥터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하지만 올 시즌은 투수보다 타자 쪽에서 MVP가 나올 공산이 무척 크다. 역대 22차례 타자 MVP 중 홈런왕(18회)이 타점왕(15회)보다 많았고 홈런 타이틀 하나만 갖고도 MVP를 가져간 사례가 세 번이나 된다. 반면, 타점 타이틀 하나만으로 MVP에 오른 적은 없다.
결국 전반기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선보였던 KIA 최형우보다 압도적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에게 표심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최정 입장에서는 50홈런에 도달하고 최형우와의 타점 경쟁에서 우위를 보인다면 MVP를 장담할 수 있고, 최형우가 받으려면 타율과 타점왕을 확정지은 뒤 현재 수위권에 있는 득점이나 최다 안타, 출루-장타율 등을 더 추가해야 최정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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