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나 다저스’ 류현진 시즌 최고의 피칭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시즌 첫 무실점 및 최고 피칭
다르빗슈 트레이드되더라도 선발 자리 굳게 지킬 듯
트레이드 루머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LA 다저스에 류현진이 괴물 투구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유일한 옥에 티는 이번에도 받지 못한 타선의 지원이다.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도 다저스 타자들이 상대 선발 매디슨 범가너에 꽁꽁 묶이는 바람에 승패와 무관했다.
여러 가지 고무적인 가능성이 엿보인 경기였다. 먼저 류현진은 올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지난 15번의 등판서 구원 등판이었던 세인트루이스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실점했던 류현진이다. 지난 5월 콜로라도전에서는 데뷔 후 최다인 10실점(5자책)의 부진을 맛보기도 했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미네소타전에서도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무실점의 원동력은 과감한 볼 배합과 병살 유도 능력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투심 패스트볼 5개 포함 85개의 투구 수 중 직구를 35개나 던졌다. 그리고 27개의 체인지업은 춤을 추듯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병살은 투구 수를 줄이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다. 류현진은 개인 최다인 4개의 병살타를 유도했는데 공을 적게 던지고도 7이닝이나 소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팀 내 입지도 더욱 단단해졌다.
최근 다저스는 다르빗슈 유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발 투수 보강과 함께 두 달 뒤 다가올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만약 트레이드가 성사된다면 현재 5선발 역할을 맡고 있는 류현진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선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없게 돼 다른 투수를 내리거나 보직을 바꿔야 한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도 다저스 구단은 다르빗슈를 품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호투로 류현진은 다저스 구단에 자신의 진가를 어필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경기 내용이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12일 신시내티전에서 4이닝 4실점 부진을 끝으로 이후 5경기를 2실점 이하로 막아내고 있다. 이는 최근 들쭉날쭉한 투구 컨디션의 브랜든 매카시, 마에다 겐타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상 다저스 투수들은 단 네 자리뿐인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에 접어들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2선발 알렉스 우드의 자리는 확정적이다. 다르빗슈까지 온다면 남은 자리는 단 하나다.
매카시, 마에다, 그리고 류현진의 삼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다. 지금으로서는 경험이 많고 최근 컨디션이 가장 좋은 류현진에게 비중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샌프란시스코전 호투에 박수가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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