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안정환 다루는 법…손흥민도?
개성 강한 스타틀 판타지 스타로 빚는 능력 탁월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 거스 히딩크(70)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재부임설에 휩싸인 가운데 그의 ‘슈퍼스타 다루는 법’이 재조명되고 있다.
히딩크는 과거 ‘개성 강한’ 에드가 다비즈, ‘게으른 천재’ 호마리우, ‘체력’이 부족했던 안정환을 완성형 판타지 스타로 빚어냈다.
히딩크는 자서전 <마이웨이>에서 밝힌 것처럼, 자존심 강한 안정환과 호마리우의 심기를 건드리는 방법을 택했다.
안정환과 호마리우는 동료 공격수들과 차원이 다른 클래스를 지녔지만 히딩크는 이들을 철저히 무시했다. ‘대안’을 제시하며 너 아니어도 우리 팀은 잘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1~2002년 각종 평가전에서 황선홍, 최용수, 박지성, 이천수, 설기현, 차두리, 최태욱을 조합해 실험적인 공격전술을 가동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크로아티아전 2-0 승(최태욱 결승골), 핀란드전 2-0 승(황선홍 2골), 코스타리카전 2-0 승(차두리, 최태욱), 잉글랜드전 1-1 무(박지성 골)등을 기록했다.
안정환은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자신과 싸움했다.
히딩크는 월드컵이 시작된 후에도 안정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폴란드전 후반 조커로 투입하며 에이스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안정환의 한 맺힌 승리욕이 누적돼 활활 타올랐다.
히딩크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안정환을 선발 출전시켰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 나선 안정환은 에이스임을 증명하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렸다. 게으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체력도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내달렸다. 결국, 연장 후반 골든골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다.
히딩크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명장이다. 개성 강한 스타들을 하나로 뭉치는데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EPL 명문 첼시에서 두 번이나 ‘소방수 역할’을 한 것도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히딩크가 다시 한 번 대표팀을 맡는다면 태극전사들을 한 덩어리로 빚어낼 수 있다. 2% 부족한 손흥민을 완성형 공격수로 만들 수도 있다.
히딩크는 러시아대표팀을 4년간 지도했다. 내년 월드컵은 러시아서 열리기 때문에 히딩크가 부임하면 큰 이점을 얻게 된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환경을 잘 안다. 첼시 로만 아브라모비치(50·러시아) 구단주, 러시아축구협회장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
러시아와 유럽 인맥을 통해 최적의 훈련장소를 선점하고 강팀과 평가전을 주선할 수 있다. 축구팬들은 “꼭 감독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러시아월드컵까지 함께 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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