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희망’ LG, 올 시즌이 실패로 평가 받는 이유
팀 평균자책점 1위에도 5강 탈락 위기
5강 PO가도 만만치 않은 롯데나 NC 상대
지난 17일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KBO리그가 19일부터 잔여 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각 팀은 다음달 3일 시즌 종료일까지 그동안 취소됐던 경기를 치르며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달린다.
특히 잔여경기 일정을 가장 많이 남겨 놓고 있는 LG에게는 5강 진입을 위해 한 경기 한 경기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LG는 5위 SK와는 불과 1.5 게임차밖에 나지 않아 자력으로 5위 탈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한 시즌 농사를 결정지을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는 팀에게 다소 김이 빠질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LG의 올 시즌은 이미 실패로 귀결된 듯한 분위기다.
일단 현재 6위에 위치해 있는 순위가 어울리지 않는다. LG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 4점대 초반(4.14)의 평균자책점으로 2위 두산(4.49)에 여유 있게 앞서 있다.
이대로 가면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는 그대로 LG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바꿔 말하면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고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는 불명예를 뒤집어 쓸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정설을 뒤집는 이례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당초 LG는 시즌 전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갖춘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마무리 임정우가 부상으로 온전하게 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허프-소사-차우찬-류제국-임찬규로 이어지는 LG의 5선발진은 지난해 두산의 ‘판타스틱4’에 필적할 ‘패뷸러스5’로 불리며 상대의 부러움을 샀다.
여기에 시즌 중반에는 강력한 구위를 앞세운 신예 김대현까지 등장하면서 LG의 투수진은 리그 최강의 위용을 유지했다.
결국 발목을 잡은 것은 타선이다. 지난해 26개의 홈런을 쳐내며 LG의 효자 외인으로 등극했던 루이스 히메네스는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변화구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결국 퇴출됐고, 대체 외국인 제임스 로니는 팀의 2군행 지시에 강한 불만을 품고 돌연 미국으로 돌아갔다.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 없이 잔여 시즌을 치르고 있는 LG는 타격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순위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팀 홈런이 100개를 넘기지 못한 팀도 LG뿐이다.
설사 극적으로 가을야구에 올라간다 해도 전망은 밝지 않다.
현재 4위 롯데와는 6.5게임차로 남은 12경기에서 뒤집기는 쉽지 않은 격차다. 결국 LG의 현실적인 목표는 5위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5강 플레이오프를 롯데와 치른다면 상대는 레일리를 선발로 낼 것이 유력하다. 레일리는 올 시즌 LG를 상대로 2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1.98로 극강이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경기에는 7.2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바 있다. 레일리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단 한 경기로 LG의 가을야구가 마무리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LG는 허프(3.46), 차우찬(3.29) 소사(4.85) 등 ‘빅3’가 롯데를 상대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설사 5강 플레이오프 상대가 NC로 바뀐다 해도 전망은 밝지 않다. LG는 올 시즌 NC전 상대전적이 4승 10패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원정인 마산에서는 1승 5패로 성적이 더 좋지 않다.
5강 플레이오프를 NC와 치를 경우 마산서 2연승을 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올 시즌 LG전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32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해커와 마주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LG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5강 플레이오프에서 헥터와 양현종이 나선 KIA를 물리쳤고, 준플레이오프서는 상위팀 넥센마저 제압했다. 아쉽게 NC에 막히며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10경기를 치르며 가을야구를 제대로 만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설사 가을야구에 참가한다고 해도 선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보이질 않는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시즌 후반 LG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무기력한 타선이다. 안타깝지만 올 시즌 LG가 처한 냉정한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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