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주혁 "'구탱이형' 좋아…연기에 큰 도움"
영화 이어 드라마까지 흥행 연타
'1박2일' 경험, 배우 삶 영향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복 받았죠. 그래서 ‘아르곤’이 좋은 평가를 받았나봐요. 제 연기요? 30점 정도요.”
배우 김주혁이 오랜만에 드라마 나들이에 나선 가운데 또 한 편의 필모그래피를 완성시키며 ‘배우 김주혁의 이름 값’이라는 독보적인 입지를 다시금 확인케 했다. 매 작품마다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시키며 ‘최고의 배우’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는 그가 이번에도 역시나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셈이다.
김주혁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르곤’을 통해 이상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김주혁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좋은 평가를 전했고, 그렇게 무사히 한 편의 작품을 마무리 한 김주혁은 “너무나 감사한 평가”라고 자신을 낮췄다.
“오랜만에 드라마라 힘들더라구요. 힘든 건 8부작이나 16부작이나 비슷한 거 같아요. 캐릭터에 몰입을 하고 표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준비돼야 하고 집중을 요하죠. 100% 만족을 못해서 많이 아쉬웠는데 너무 좋게 봐줘서 고마울 따름이에요.”
김주혁은 이번 작품에 대한 호평에 대해 스태프와 감독의 공으로 돌렸다. 그 어느 촬영 현장 보다 소통이 잘 됐고, 의견 조율 역시 편하게 이어지면서 완벽에 가까운 현장이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덕분에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품이 끝나고 나면 문자나 연락을 받곤 하는데 이번에는 ‘참 좋은 작품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배우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좋은 드라마였다’는 평가보다 좋은 건 없더라. 세상을 바꾸는데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최소한 의미 전달이 됐다는 점에서 참 좋은 거 같다”고 소회를 덧붙였다.
“올해 유독 많은 평가와 사랑을 받아서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보여드려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사실 지난해까지 ‘나의 삶의 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무언가를 결정하기까지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제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 그렇다 임하다 보니 뭘 해도 재미가 있더라구요. 최근에 좋은 평가들을 받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거 같아요. 지금은 고민도 즐거운 기분으로 하고 있거든요.”
그의 함축적인 말 안에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었고, 그를 둘러싼 다양한 고민의 흔적도 담겨 있었다. 물론 기분 좋은 고민은 여전히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즐겁고 재미있다”는 말로 현재 그는 ‘행복한 배우 김주혁’의 삶을 살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김주혁은 “여유가 생겼다”면서 “지금도 연기에 대한 확신은 들지 않는다. 내 연기가 여전히 낯 뜨겁고, 30점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죽는 그 순간까지 조금씩 높여가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 90점 정도만 돼도 배우로서 대성공의 삶을 살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배우라 하더라도 작품 속 그 인물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인물을 느끼고, 그를 구현해내면서 오는 만족감과 희열이 좋기에 몰입한다”면서 “대중의 평가만을 위해 무리한 도전을 하거나 내 능력 밖의 캐릭터에 도전한다면 스스로 좌절할 것이고 배우로서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할 거 같다. 그렇기에 내 연기에 대해 냉혹한 평가를 한다”고 덧붙였다.
“내 연기에 대해 평가를 하다보니 후배들에게 이렇다저렇다 충고를 하거나 그렇진 않는 편이에요. 현장에서의 예의도, 선배들에게 하는 태도도 스스로 보여주죠. 그러면 따라 오더라구요. 이 일을 처음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해요. 배우의 태도에 대해 아버님(고 김무생)의 영향도 적지 않았죠. ‘누군가에게 욕보이면 안 된다’.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덕목이 있는 거 같아요.”
그는 ‘아르곤’ 김백진이 그런 면에서 좋았다고 말했다. 독특하고 비현실적인 캐릭터라기 보다는 ‘뉴스는 믿는 것이 아닌, 판단하는 것’이라는 그의 명언답게, 사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배우로서 스스로 내려놓고 포기하는 연기가 아닌, 매 신에 애정을 담고 싶었다.
“나이 들어서 그런지 대본이 달라보이는 거 같아요. 하하하. 단순히 글로만 읽혀졌던 과거가 있었죠. 지금은 그 글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져요. 예능(1박2일)에 출연한 기회가 좋은 도움이 된 거 같기도 해요. 내려놓고 편하게 연기하게 됐죠. ‘구탱이형’이라는 별명 참 좋아요. 잘 지은 거 같아요. 멤버들도 모두 좋고, 인성적으로 좋은 분들과 작업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죠. 단편도 좋고, 저예산 영화도 좋고, 보여주기식 연기 말고 재미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하루빨리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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