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야당, 정부 '탈원전' 정책 맹공…여당은 반격포기
"공론화위 탈원전 권고 월권"…"정부 결정에 왜 한수원이 손실 부담하나"
여당 의원들은 직접 맞대응 없이 피감기관 일반사항 감사에 집중
정부가 청와대에서 ‘탈원전’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심의·의결하던 시간에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맹공이 퍼부어졌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격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은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수력원자력 등 9개 기관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공론화위원회의 탈원전 권고가 월권행위라는 주장과 함께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김도흡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론화위원회의 목적은 신고리 5,6호기에 관한 것으로 규정돼 있고, 산업통상자원부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 탈원전이 별개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 “하지만 공론화위원회는 훈령을 벗어나 탈원전 권고라는 월권행위를 했고,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권고를 따르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론화위의 탈원전 권고가 정부 외압이나 요구에 의한 게 아닌가”라고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공론화위의 시민 참여형 조사 설문지 10번 문항에서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을 택한 비율이 13%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숨기고 탈원전 정책에 적합한 결과만 뽑아 권고안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같은 당 최연혜 의원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막대한 불필요한 비용이 소요됐다”면서 “에너지 백년대계를 국회 보고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은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론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한수원이 부담하게 된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당시 공사 중단을 결정한 이사회에서 직접 책임져야 한다. 이사들의 결정에 따른 손실을 회사에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유섭 의원은 “산업부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지명령은 가능하지만 공사중지로 손실이 발생해도 정부 책임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김앤장과 태령양, 광장 등 유명 로펌들이 네 차례에 걸쳐 법률자문을 했는데, (중지명령은) 행정지도로 법률적 강제성은 없지만, 미이행시 예산배정, 감사원 감사 등으로 피해를 보니 사실상 강제력이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손실 발생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정부를 상대로 손실 보상 소송을 내는 게 이사들의 배임과 관련해 꼭 필요한 조치인지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산자중기위 의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 당 장병완 의원도 “법적 근거 없는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은 행정부의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8차 전력수급계획을 어떻게 작성할지 위원회에 미리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으니, 공사중단과 피해보상 등을 성의 있게 내놓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손금주 의원은 “산업부 장관이 한수원에 공문을 보내 공사 일시중단 주체가 정부라는 것을 정확히 명시했다. 정부가 일시중단을 결정하고 한수원에 이에 맞는 결정을 하라고 오더를 내린 것”이라면서 “향후 발생되는 비용은 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공론화위는 어느 법에도 없는 불법적 행위지만 민심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면서 “경주 지진과 영화 판도라 같은 국민 불안을 확대해 그 기초로 탈원전 정책이 만들어졌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0년간 원전 25개가 가동됐으나, 큰 사고 일어난 사례가 있느냐”면서 “세계적 추세가 탈원전이라고 하는데, 실상 미국은 34면 만에 원전건설을 재개했고, 영국도 전력공급의 30%를 원전으로 하기로 했으며, 중국은 21기를 짓고 있고, 일본도 후쿠시마 사고 후 불과 몇 년 만에 2030년까지 원전을 44기로 확대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신고리 5,6호기 뿐 아니라 아직 착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취소된 신한울 3,4,5기와 천지 1,2호기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손금주 의원은 “신한울 3,4,5기와 천지 1,2호기에 설계용역과 주기기 선투입비용, APR+ 개발비용, 부지매입비용, 지역지원금 등오로 이미 8900억원이 들어갔는데 이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이나”면서 “원전정책 변화에는 이처럼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 드는 만큼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안된다. 국민의 동의, 국회에서의 논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에서 신한울 3,4,5기와 천지 1,2호기의 매몰비용을 적게 추산하고 있는데 두산중공업의 경우 정부를 믿고 주기기를 사전 제작하는데 3500억원이 들었다”면서 “한수원은 이를 매몰비용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공사를 안 하기로 최종 결정난다면 (두산중공업이 주기기 제작에 들인) 비용을 보상해 줄 것”이라고 답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같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직접적으로 맞서지 않고 대부분 피감 기관의 경영부실과 공사발주 등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데 주력했다.
이훈 의원이 “공론화위원회의 탈원전 권고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은 미미 설명됐고, 월권은 없었다”면서 “신고리 5,6호기의 안전성 논의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고 불가피하게 탈원전 권고가 도출된 것”이라고 언급한 게 그나마 ‘반격’으로 꼽을 만한 발언이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