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포함 강팀과의 4경기서 4실점 선발
이후 파훼법 나온 듯 수비 무너지고 있어
약 한 달 전 포체티노가 토트넘에게 가져다준 전술 변화는 3-5-2 포메이션의 적극적인 활용이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3-4-2-1, 4-2-3-1 등 비교적 익숙한 대형만을 활용했다. 그러나 지난 10월부터 '3-5-2 포메이션'을 통해 새로운 전술적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 출발점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3차전 경기였다. 당시 토트넘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지단 사단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는데 성공했는데, 여기서 포체티노 감독의 3-5-2 전술이 큰 공헌을 했다.
포체티노의 3-5-2는 수비에 강점을 둔 포메이션이다. 토트넘이 '레알 마드리드(원정) - 리버풀(홈) - 맨유(원정) - 레알 마드리드(홈)'로 이뤄지는 지옥의 일정에서 단 4실점만을 허용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포체티노의 3-5-2 수비 전술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3-5-2 포메이션의 토트넘이 수비를 진행할 때면 양 윙백이 밑선으로 내려온 5-3-2 수비 대형을 형성했다.
토트넘은 수비 시 1차적으로 전체적인 횡 간격을 매우 좁게 설정했다. 2명의 공격수와 3명의 미드필더가 중앙 쪽에 위치하되, 매우 타이트하게 서면서 상대의 중앙 공격 루트를 틀어막고 측면 패스를 유도했다.
이에 따라 상대가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한다면 토트넘의 전체적인 진영을 볼 주위로 이동시켰다. 이때 미드필더 라인의 간격을 매우 좁게 설정하면서 측면 지역에 수적 우위를 형성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생겨난 반대편 빈 공간은 (미드필더 라인의 매우 좁은 간격으로 인해)수비 라인을 매우 높게 형성하면서 즉각적으로 커버할 수 있었다.
최전방 2톱은 상대가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할 때 매우 깊은 위치까지 내려오진 않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수비가 필요할 때면 적극적으로 가담해줬지만, 이들의 가장 큰 역할은 전방에 남아 매서운 역습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포체티노의 수비 전술에 맞선 무리뉴는 최전방에 발 빠른 루카쿠와 래쉬포드를 함께 배치하며 똑같은 3-5-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무리뉴의 목적은 넓게 벌어진 토트넘의 수비 뒷공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었다. 맨유는 수비 진영에서부터 최전방 루카쿠와 래쉬포드 앞 공간을 겨냥하는 롱 패스를 빈도 높게 시도했는데, 이를 통해 득점을 직접적으로 노리거나 토트넘의 수비 라인 형성 지점을 낮추려 했다. 토트넘의 수비 라인이 낮아질 경우 측면 공격 전개시 반대편 공간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벵거의 경우에는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으며 공략하려 했다. 3-4-3은 3-5-2에 비해 중앙 미드필더 숫자가 한 명이 적은 대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스날은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부터 토트넘의 압박을 유도했는데, 포체티노 사단이 압박을 나설 경우에는 아스날 2명의 중앙 미드필더인 램지와 쟈카가 주요 타겟이 됐다.
벵거는 상대 좌우 미드필더의 전진으로 인해 창출되는 공간, 쉽게 말해 토트넘의 '센터백-윙백-좌우 미드필더-중앙 미드필더' 사이 지역을 노리려 했다. 아스날의 양 윙어인 외질과 산체스, 그리고 전진 성향을 갖춘 램지가 이 공간을 공략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라카제트가 토트넘의 센터백 사이에 고정적으로 위치함으로써 상대가 손쉽게 수비 라인을 전진시키기 못하도록 견제했다는 점이다. 만약 토트넘이 이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수비 라인을 높게 전진시킬 경우, 오프 더 볼 능력이 매우 뛰어난 라카제트에게 골을 넣기 가장 좋은 환경이 펼쳐졌다. 이제 포체티노 감독의 또 다른 전술적 시험대가 찾아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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