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마다 부르짖은 쇄신…정략적 혁신에 불신 자초”

조동석 기자

입력 2017.12.21 05:00  수정 2017.12.21 13:29

갈라섰다 합치는 정치권…民心은 선거용 쇄신 외면

“서민·중산층 대변하는 따뜻한 보수로 재탄생해야”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으로 쪼개지고 갈라진 보수진영. 반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고공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보수진영 인사를 향한 사정칼날에 맞서, 이들은 ‘재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데일리안은 2017년이 저무는 지금, 보수의 위기배경과 민심 그리고 보수가 나갈 방향을 제시해 본다.

영남=보수, 호남=진보?

영남권은 보수층, 호남권 진보층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먹고 살기 바쁜데, 이데올로기에 얽메일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전국 SNS커뮤니티 대표단 워크샵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그의 책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에서 “집권해도 세상을 그렇게 못바꾼다. 할 수 있는 일, 그렇게 많지 않다. 세상 바꾸기, 그렇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집권만 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대한 경계다. 보수든 진보든 누가 집권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김 교수는 “그렇다고 집권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정책브레인이었다. 또 박근혜 정권 마지막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재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10일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선고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보수와 진보, 양분된 진영논리가 통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보수진영의 맏형 노릇을 한다.

우리나라 두 거대 정당의 기반은 각각 호남과 영남이다. 지역정당이란 얘기다. 지금은 작가로 불러달라는 유시민 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제3지대 정당이 생겨나기 어려운 구조다. 반대로 생각하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가만히 있어도 과반 득표를 얻는 위대한 정당”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통하는 진영논리

때문에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이 선거용으로 만든 논리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정치권은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 논리를 적절하게 이용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선 이 조차도 필요없었다. 보수의 상징, 박근혜 정권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까지 받았다.

사람들은 보수의 몰락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의 몰락이지 보수의 몰락은 아니다. 박근혜 정권과 보수를 동일하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보수진영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자 지지자들이 울부짖는 모습 ⓒ데일리안DB

보수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지향한다. 진보는 큰 정부, 분배를 중요시한다. 그렇다고 두 진영의 지향점에 벽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MB정권 보수진영의 한나라당 지도부는 반값 등록금과 감세 폐지 등을 들고 나왔다. 전형적인 진보진영 논리였다.

“구질서 얽매이지 말고 시대 흐름 대처해야”

정두원 전 의원은 “보수정권은 정략적 쇄신만 거듭했다”고 말한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더욱이 보수는 안보의 둑에 기댔다. 하지만 북한을 길들이기는커녕 우리 국민 5000만명을 핵 인질로 삼았다.

지난해 11월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 전 의원은 진짜이면서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는 자유와 기회의 평등을 추구하고 가족의 가치와 공동체 통합을 강조하는 한편 국가안보와 국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문화와 전통 그리고 무형의 가치를 존중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고민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보수는 자유라고 말한다.

박근혜 정권의 제1 공약은 ‘경제민주화’였다. 부자 기득권의 보수, 수구꼴통 보수가 아니었다. 서민을 보듬는 따뜻한 보수였다.

진보는 한발 더 나아갔다는 의미다. 그래서 보수는 더 큰 혁신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정치 평론가들은 주문한다.

구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적 흐름을 유연하게 수용하면서 노선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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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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