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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017 게임-포털 결산] ‘배틀그라운드’ 흥행 돌풍...빅3 연매출 2조원


입력 2017.12.23 06:00 수정 2017.12.23 08:59        이호연 기자

게임업계, PC온라인 게임 대세

포털 AI 기술 및 인재 확보에 주력

올 한해 게임업계는 ‘배틀그라운드’가 새로운 흥행 역사를 썼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침체돼 있던 국내 PC온라인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국 게임의 자부심을 드높였다. 포털 업체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에 사활을 걸었다.

'배틀그라운드' 이미지 ⓒ 업계 제공

◆‘배틀그라운드’대박, PC온라인 다시 전성기
올해 최고의 게임업계 키워드를 고르라면 당연히 ‘배틀그라운드’이다. 이 게임은 국내 업체 블루홀이 개발한 1인칭 슈팅(FPS)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입소문만으로 북미지역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배틀그라운드 지난 9월 스팀 동시 접속자 수 134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300만명까지 돌파했다. 현재까지 누적 2200만장이 판매됐다. 배틀그라운드는 이 기세를 몰아 PC 온라인 게임으로는 4년만에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 ▲기술창작상 ▲우수개발자상 ▲게임비즈니스혁신상 ▲인기상 등 6관왕에 올랐다.

블루홀의 회사 가치도 5조원까지 치솟았다. 장병규 창업자 및 의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1조원대 안팎으로 추정되며, 장 의장은 현재 대통령 직속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에서도 최대 흥행 공신으로 떠올랐다. 올해 지스타는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온라인 및 PC게임으로 역대 최대 관람객을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21일 1.0 버전으로 글로벌 정식 출시됐다.

'넥슨' '넷마블 게임즈' '엔씨소프트' 로고. ⓒ 각 사 제공

◆ 넥슨-넷마블-엔씨, 사상 최대 실적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계 ‘빅3’의 사상 최대 실적도 주요 이슈였다. 넥슨은 ‘히트’와 ‘다크어벤저3’, ‘오버히트’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업계 1위 회사(매출 기준)의 자존심을 지켰다. 넷마블 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의 인기로 3분기 누적 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했다. 양사는 4분기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연매출이 확실시 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M’으로 3분기 최고 실적을 냈다. 리니지M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국내 앱마켓 1위를 놏치지 않고 있다. 리니지M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1조22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1조 클럽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4분기 매출 1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2~3년간 넥슨이 게임 업계 매출액 1위를 지켜왔으나, 각 사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했다. 2분기는 넷마블이 3분기는 엔씨소프트가 1위 자리에 앉았다.

3사는 내년에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M, 리니지2레볼루션이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들과 다양한 대형 PC 신작이 대기중이다.

AI 스피커 '네이버 프렌즈(왼쪽)'와 '카카오미니' ⓒ 연합뉴스

◆ 카카오-네이버‘AI 전쟁’
지난해 ‘알파고’로 촉발된 AI 시대를 맞아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포털이 AI생태계 구축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각 사는 AI 기술 개발은 물론 관련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개발자 행사 ‘데뷰’에서 로봇 9종을 선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유수의 ICT 기업들도 탐을 냈던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EC) 연구소’를 비롯한 다수의 AI기업 인수도 공격적으로 단행했다.

네이버는 AI 플랫폼 ‘클로바’를 출시한데 이어 AI 스피커도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 8월 선보인 ‘웨이브’와 10월 말에 나온 ‘프렌즈’가 그 주인공이다. 웨이브와 프렌즈는 판매를 시작한지 단 시간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특히 네이버는 LGU+와 손잡고 이 회사의 IPTV서비스에 자사 스피커를 접목, 홈 IoT 시장도 공략한다.

카카오는 지난 2월 김범수 창업자를 필두로 AI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을 설립했다. 내부적으로는 음성인식과 AI관련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카카오 아이(i)’란 AI 플랫폼을 내놓았다. 카카오 아이 오픈 빌더는 내년 상반기 중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는 기업 인수 합병(M&A)에 9억달러, AI 기술 투자에 1억달러를 배정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도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선보였다. 카카오 미니는 1차 물량 1만5000대가 9분만ㅇ 모두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 미니는 자사 플랫폼 카카오 아이를 탑재하고 음원 사이트 ‘멜론’을 연동했다. 향후 택시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다. 앞서 카카오는 삼성전자와도 제휴를 맺고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카카오 아이와 삼성전자의 AI 서비스 ‘빅스비’가 연동되는 방식으로 우선 서비스가 구현될 전망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전 이사회 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이 지난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 응답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구글은 왜 세금 안내나?”기업간 역차별 논란
인터넷 업계에서는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가 화두였다.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은 국내 법을 적용받지 아니하고 세금도 회피하는데 비해 네이버나 카카오 등만 차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네이버는 공개적으로 구글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페이스북과 구글은 한국에서 엄청난 돈을 버는데, 액수도 모르고 트래픽 비용도 안 내고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이에 반박하는 입장자료르 내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또 한번 나서 재반박에 나섰다. 한 대표는 세금과 고용은 물론 트래픽 비용 문제, 검색 결과의 투명성 등에 구글의 답을 요청하며 일갈했다.

국내 사업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13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8개 인터넷 사업자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공정 경쟁을 위한 역차별 해소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또한 브리핑에서 “개인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이 규제를 받지 못한다면, 네이버도 적용하면 안된다”라며 규제 실행력을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ICT 뉴노멀법(전기통신사업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 포털 사업자에게도 방송발전기금을 물리고 기간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경쟁상황평가를 진행하는 등의 규제가 포함됐다. 역외적용 조항으로 해외 기업도 규제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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