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 번’…중국 양회 결과 바라보는 유통업계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3.08 06:00  수정 2018.03.08 05:59

유통업계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이후 큰 변화 없어”

미국 발 무역 전쟁 계기로 한-중 관계 회복 기대

중국 최대정치행사인 ‘양회’ 결과에 국내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와 더불어 롯데 등 중국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통업계의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유통업계는 최근 미국 발 무역 전쟁이 가시화되면서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가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여행수지 적자는 21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겨울방학과 휴가를 맞아 해외로 여행을 떠난 내국인 증가와 더불어 국내 방문객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한 결과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급감했다. 올 1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30만5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46% 줄었고, 지난해 12월보다도 8.2%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말 일부 한국 관광을 허용했지만 전세기를 비롯해 크루즈와 온라인 예약 등 규제를 풀지 않고 있어 예전 같은 대규모 단체 관광객 방문은 뜸한 상황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양국 관계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명동 등 서울 주요 상권에 위치한 브랜드숍들은 중국어 가능 직원을 대거 모집하는 등 손님맞이에 나섰지만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 정부의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다시 중국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유통업계는 크게 변함 없는 중국의 태도에 여전히 추운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겨냥해 우후죽순 생겨난 호텔들과 면세점 업계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전, 롯데면세점 본점 설화수 매장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데일리안

한 때 중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80%에 육박했던 면세점의 경우 지난 1월 매출액은 13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42.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면세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일반 관광객이 아닌 보따리상(따이궁)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증가한 탓에 이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또한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출에 비해 면세점들이 손에 쥐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일정 수준 매출을 유지해야 제조업체로부터 바잉 파워(구매 협상력)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정상적인 매출 및 영업이익 회복을 위해서는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것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내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큰 피해를 입은 유통업계가 여전히 중국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같은 이유로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양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이뤄진 양회를 통해 한 해 중국의 경제‧사회 운영 방침을 결정한다.

특히 올해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 등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이번 양회에서도 무역 전쟁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는 양회 이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로 중국 투자액이 높다. 한국 역시 중국이 제1수출국가로 경제 협력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미국 발 무역 전쟁을 계기로 한-중 해빙무드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양회 같은 중국 내부 행사 결과에도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관광이 재개되는 것을 떠나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