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들, 1분기 정비사업 시장서 '두각'…서울 입성 까지
1분기 시공사 선정 24개 사업지 중 중견사 14곳 수주
코오롱글로벌, 한양 등 대형사 제치고 대규모 사업지 따내기도
올 1분기(1~3월) 중견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시장에서 두드러진 수주실적을 올렸다. 중견사들은 올 1분기 동안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 정비사업 전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들이 올린 수주 총 금액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시장 규모(약 4조원)의 40% 수준이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주력 무대인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괄목할 만한 결과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정비사업에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중견사들이 등장했고, 대형사들도 어려운 서울 입성에 성공한 중견사도 나타났다.
중견사들이 정비사업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수주영업활동을 벌이며 노력을 이어온 결실이다.
다만 대규모 공공택지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정비사업 시장에 진출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어 중견사들의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도시정바사업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동안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 사업지는 총 26개 사업지로 조사됐다. 사업유형별로는 ▲재건축 8곳 ▲재개발 13곳 ▲도시환경정비 5곳이다.
이 가운데 12개 사업지를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SK건설 등 시공능력평가순위 1~10위 내 대형사들이 차지했다. 이들이 올린 실적은 총 2조5000억원대 달한다.
나머지 14곳은 중견사를 시공사로 낙점했다. 올 1분기 실적을 올린 중견사는 극동건설, 금강주택, 동부건설, 동양건설산업, 모아종합건설, 제일건설, 삼호, 태영건설, KCC건설, 한양, 호반건설, 혜림건설이다.
이 중 올해 정비사업시장에서 첫 포문을 연 건설사는 호반건설로 지난 1월 20일 대구 내당동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도급액은 716억원이다.
특히 코오롱글로벌은 올 1분기 시공사 선정 사업지 중 도급액 기준 두 번째 큰 규모인 대구 신암1구역 재개발 사업(3353억원)을 따내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사업규모가 크고 사업성이 좋아 대형사들도 눈독을 들였던 곳이다. 실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코오롱글로벌은 유력한 후보였던 포스코건설·호반건설 컨소시엄과 경쟁했다.
올해에는 유독 정비사업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중견사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금강주택은 지난 2월 인천 학인4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창사 이래 첫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올렸다.
특히 이 회사가 지난해 8월 도시정비사업팀을 구성해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본격 나선지 6개월 만에 거둔 성과라는 점이 업계에서는 화두가 됐다.
모아종합건설 역시 정비사업 시장에 첫 진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인천 십정4구역 재개발을 수주한데 이어 광주 중흥동 평화맨션 재건축 시공권을 연달아 따냈다.
제일건설의 경우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서울 성북구 동선동4가 일대 동선2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와 함께 비록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정비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중견사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특히 지역건설사인 서한과 다우건설 등은 업계에서 입지가 두터운 건설사들과 수주전을 벌였다.
업계에서는 중견사들이 정비사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요즘 주택시장의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다만 정비사업 업계에 뛰어든 건설사들이 늘어나 앞으로 수주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중견사 도시정비사업부 영업팀 관계자는 “일부 회사들은 사업성을 따지기보다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수익이 낮은 지방 소규모 사업지를 무턱대고 수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며 “중견사들의 정비사업 입성이 업계에는 고무적인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과도한 경쟁을 불러일으켜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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