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무열 "생계 책임진 20대, 극단적이진 않았다"
영화 '머니백'서 취업준비생 민재 역 열연
"엄마 품에 안기는 민재, 가장 공감 많이 돼"
"고생한 민재가 엄마 품에 안길 때 가장 공감이 많이 됐어요."
배우 김무열(36)이 힘겨웠던 20대를 떠올렸다. 개봉을 앞둔 영화 '머니백'에서 자신이 맡은 민재가 자신의 20대와 너무나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머니백'은 하나의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일곱 명이 얽히고설킨 추격전을 벌이는 범죄 액션 영화다. 김무열은 극중 가진 거라고는 몸뚱이밖에 없는 취업준비생 민재의 처절한 삶을 연기한다.
"(민재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소극적인 면도, 낯가림이 심해서 사람들과 한 번에 친해지지 못하는 것도, 남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질함도 비슷해요. 하지만 가장 비슷한 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김무열이 유독 민재 역에 애착을 갖는 건 자신 또한 20대 때부터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왔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어요. 제 20대가 그랬거든요. 하지만 민재처럼 극단적이진 않았어요. 사채를 끌어다 쓴다거나 거짓말을 하고 출근한다거나 그렇게는 안 했어요."
군 전역 이후 '연평해전'(2015), '대립군'(2017), '기억의 밤'(2017)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가고 있는 김무열은 이전 작품과 차별화된 공감 캐릭터로 색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됐어요. 현재도 그런 취준생이나 공시생이 많고 제 주변에도 배우의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는 친구를 보러 갔는데 12시가 넘으면 유통기한 음식들을 주고 그랬다. 그래서 공감할 수 있어요."
몸도 마음도 힘든 캐릭터다. 특히 극 중에서 유독 맞는 역할을 많이 소화한 김무열은 "(그동안) 주로 맞는 역할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맞는 게 익숙해서 잘 맞는 것 같아요. 액션 연기를 할 때 주인공에게 맞는 역할은 정말 스턴트를 잘하는 분들이 해주셔야 해요."
그러면서 가장 자신을 잘 때린 배우로 김민교를 꼽았다. "잘 때리시더라. 운동을 많이 하셔서 몸이 딴딴하시다. 액션 연기를 할 때는 상대가 운동을 잘 하는지 살펴보게 돼요. 안 그러면 다치니까. 민교 형은 몸을 잘 쓰시더라고요."
'머니백'에는 총 7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 가운데 민재를 제외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박희순이 연기한 최형사를 꼽았다.
"화를 충분히 내고 싶었는데 분노조절장애 설정은 희순이 형이 가져갔어요. 사실 정세 형, 이경영 선배님도 너무 재미있었다. 이경영 선배님의 캐릭터를 보고 제 지인은 막 욕을 하면서 웃더라. 너무 웃겨서"라고 설명했다.
아내 윤승아에 대한 고마움도 언급했다. 아내가 생각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가장 아픈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는 것. 하지만 "아프게 이야기 해준 건 지금 생각하니 기억이 잘 안 난다. 다행히 잘 까먹어서 상처를 잘 받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머니백'은 김무열, 박희순, 이경영, 전광렬, 임원희, 오정세, 김민교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준형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오는 12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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