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상벌위 회부, 징계 여부는 의지의 차이?
심판 판정에 불만 이후 오해 살만한 행동
KBO, 해당 사안 놓고 상벌위원회 개최
두산 포수 양의지의 비신사적 행위 여부가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KBO는 12일 오전 11시 KBO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경기에서 발생한 양의지의 비신사적 행위 여부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양의지는 7회초 삼성의 불펜 투수 임현준의 바깥쪽으로 형성된 초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타석에서 다소 불만 섞인 표정을 표출했다.
실제 임현준의 공이 다소 멀어보였지만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낸 양의지는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무기력하게 타석에서 물러났다. 이 때 양의지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도 불만 섞인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다소 논란을 일으킬만한 행동이 나왔다. 수비를 위해 포수마스크를 쓰고 나온 양의지는 바뀐 투수 곽빈의 공을 받기 위해 홈 플레이트 뒤에 자리했다.
이 때 갑자기 양의지가 곽빈의 공을 잡지 않고 피했고, 이로 인해 뒤에 있던 주심이 놀라 공을 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공은 다행히 주심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갔다. 예기치 못한 양의지의 돌발 행동에 자칫 주심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즉시 양의지를 불러 다그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KBO가 상벌위원회 안건으로 올리며 경우에 따라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경기 후 심판 및 경기감독관이 이번 사안과 관련, KBO에 보고서를 통해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의지의 행동을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판단한 것이다.
KBO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비신사적 행위로 판단할 경우 양의지에게는 벌금 혹은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벌금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진다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주전 포수 이탈이라는 악재를 맞게 된다.
징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바로 고의성 여부다.
양의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부러 공을 피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지만 정황상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했음은 분명하다.
다만 고의성이 없었다는 양의지의 주장과 일부러 공을 피했다는 지적 모두 영상으로 판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KBO가 양의지에 대해 보복을 위한 의지가 더 컸다는 판단을 내리거나, 이번 기회를 통해 심판의 권위를 세워주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면 양의지의 징계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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