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조원’ 5G 주파수 경매, 예상 시나리오는?

정부 100MHz폭 총량 제한...사업자 부담↓

1차 예상보다 경쟁 수요 낮을 듯

5G 주파수 이미지 @연합뉴스

정부 100MHz폭 총량 제한...사업자 부담↓
1차 예상보다 경쟁 수요 낮을 듯

정부가 5세대(5G) 주파수 경매의 3.5GHz 대역의 총량 제한을 ‘100MHz’폭으로 확정하면서, 이동통신 사업자의 수 싸움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균등분배에 가깝게 총량제한을 낮추었기 때문에 우려했던 것처럼 쩐의 전쟁으로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종 낙찰액은 4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저마다 5G 주파수 경매 전략 수립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4일 5G용 주파수 할당을 공고하면서, 전국망 용도로 활용될 ‘황금 주파수’로 꼽히는 3.5GHz 대역의 총량제한이 100MHz폭으로 결정됐다.

이번 경매는 3.5GHz 대역 280MHz폭, 28GHz 대역 2400MHz폭 등 총 2680MHz폭을 대상으로 한다. 뜨거운 감자인 3.5GHz 대역의 총량제한이 100MHz폭이므로, 아무리 자금력이 많은 사업자라도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은 100MHz폭을 넘지 못한다. 전체 경매 방식은 1단계 블록 입찰과 2단계 밀봉 입찰로 이뤄진다.

1단계의 경우 3.5GHz 대역의 280MHz폭을 10MHz폭(블록 1개)씩 쪼개서 가져간다. 말 그대로 원하는 블록 개수를 적어서 경매 입찰하는 방식이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당초 주파수 총량제한 120MHz폭을 주장했었다. 이를 고려하면 SK텔레콤이 3.5GHz 대역 280MHz폭에서 100MHz폭을 가져간다는 것은 틀림없다. 또 사업자들은 5G 네트워크 서비스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 80MHz폭은 확보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다. 따라서 80MHz폭 미만이 경우의 수로 나올 가능성도 없다.

이에 따라 이통3사 1단계 예상 시나리오는 100:100:80MHz폭, 100:90:90MHz폭 100:80:80MHz폭 3개로 제한된다. 관전포인트는 KT와 LG유플러스의 눈치 싸움이다. 남은 180MHz폭을 어떻게 가져갈지다.

KT와 LG유플러스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100MHZ폭 : 80MHZ폭 혹은 90MHz폭 : 90MHz 폭, 80MHz폭 : 80MHZ폭 3가지다. 단 양사가 80MHz폭씩 가져가면 전체 180MHz폭에서 160MHz폭만 가져간 것이니 20MHz폭이 유찰되는 셈이다. 그러나 5G 경쟁 출발선에서 스스로 경쟁에 뒤처지는 선택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경매 규칙에 따라 입찰 폭은 유지하거나 증가밖에 못한다. 예를 들어 100MHz폭에 입찰했다가 그 다음에는 90MHZ폭으로 줄였다가 다시 100MHz 폭으로 늘려서 입찰은 할 수 없다.

만약 KT와 LG유플러스가 사이좋게 90MHz폭씩 나눠가진다면 1단계 경매는 채 3라운드도 되지 못한 채 끝날 수 있다. 과거 주파수 경매 진행당시 하루에 5~6라운드가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1단계는 하루만에 종료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 KT도 100MHz폭 확보를 목표로 하고 LG유플러스도 90MHz폭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한다면 양사간 경쟁은 치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통3사가 5G 주파수 최저 경매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우려한 점, 정부의 라운드 임찰 증분이 최대 1% 이내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경매가 3~4라운드에서 끝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3.5GHz 대역 최저경쟁가격이 2조6544억원이고 최대 입찰 증분을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낙찰가는 3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난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의 경우 입찰 증분은 0.3~0.75% 수준이었다.

28GHz 대역은 최저경쟁가가 6216억원에 시작한다. 28GHz 대역의 특성상 시장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도한 경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대역은 각 사업자가 동일한 양을 가져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밀봉입찰인 2단계에서는 위치가 중요하다. 1단계에서 사업자들이 몇 개의 블록(총 대역 폭)을 가져갈지를 결정한다면, 2단계에서는 확보한 블록 대역의 각 위치를 결정한다.

다만 이번 경매에 매물로 나오는 대역이 위치에 따라 민감하지는 않은 부분에서 위치 경쟁은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은 “3.5GHz 대역에서 위치에 따른 사업자 민감도는 낮다”면서도 “선호도는 있는 것으로 판단 돼 위치 경쟁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3.5GHz와 28GHz 대역의 낙찰가는 4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적정대가 수준에 대해 지난 6개월간 전문가, 각계 이해관계자, 정부 관련 부처 등과 토론을 거쳤다”며 “정부의 궁극적 목표는 주파수 경매를 통한 세수 확보가 아닌 사업자들이 5G 혁신을 선도하는 기반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내달 4일까지 주파수 할당 신청 접수를 받고, 15일 주파수 경매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