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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누나' 시청률 답보…사이다가 필요해


입력 2018.05.11 07:00 수정 2018.05.11 20:05        부수정 기자

손예진 캐릭터 고구마 '비판'

남은 4회 전개에 관심 쏠려

배우 손예진 정해인 주연의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가 시청률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JTBC

손예진 캐릭터 고구마 '비판'
남은 4회 전개에 관심 쏠려


달달한 애정신도 자주 나오면 질린다. 처음엔 설레고, 또 설레지만 상황에 맞지 않는 애정신이 나오면 시청자들은 지쳐 버린다.

배우 손예진과 정해인을 내세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는 두 배우의 달콤하고 설레는 멜로로 사랑받았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연상연하 커플의 로맨스를 살린 것도 두 배우의 멜로였다.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멜로는 정점을 찍었다. 그냥 둘 보는 재미로 드라마를 본다는 시청자도 많았다.

문제는 이야기다.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는 16부작 드라마다. 둘의 달달한 멜로로만 채우기엔 16부는 길다. 멜로 외에 탄탄한 이야기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신선한 맛이 필요하다. 하지만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가 최근 보여주는 전개는 답답한 고구마 맛이다.

시청률도 반응했다. 6회 만에 시청률 전국 6.2%, 수도권 7.1%를 기록,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에 등극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극 중반을 넘어서며 답보 상태를 보인다. 최근 방송에선 5%대로 떨어졌다. 느슨한 이야기 탓이다.

배우 손예진 정해인 주연의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가 시청률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JTBC

윤진아(손예진)·서준희(정해인)가 극 초반 사랑을 확인하고 교제한 순간부터 이야기는 반복됐다. 진아가 전 남친에게 괴롭힘당하고, 힘들어하는 진아를 준희가 위로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는 지쳐갔다. 특히 진아가 휴대폰 명의 변경 때문에 전 남친과 계속 얽히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당하고도 전 남친과 함께 통신사에 함께 간 장면은 꽤 충격적이었다. 극적인 상황을 위해 전 남친을 활용한 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도가 지나쳤다.

시청자를 가장 어이 상실하게 만든 장면은 12회에서 나왔다. 윤진아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선을 보러 갔다. 그것도 예쁘게 꾸며서 말이다. 준희에겐 "엄마 심부름"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아빠한테는 "준희를 위해서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경선마저 진아의 우유부단함에 "너 미친 거 아냐? 제정신이냐고, 우리 준희는 뭔데? 준희랑 정리해"라며 분노했다.

엄마의 입장을 생각해 보러 갈 순 있다. 하지만 선보러 간 자리에서도 윤진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쩔쩔맸다.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사랑스러운 진아는 없었다. 캐릭터의 붕괴다. 준희의 큰 상처이자 치부일 수 있는 준희 아버지를, 준희 몰래 만난 상황에서는 '민폐 여주'라는 지적까지 일었다.

배우 손예진 정해인 주연의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가 시청률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JTBC

앞서 안판석 감독은 이 드라마에 대해 윤진아의 성장기라고 했다. 30대 중반인데도 미성숙한 진아가 서준희를 만나 사랑을 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얘기를 다룬다는 것이다. 안 감독의 말마따나 윤진아는 미성숙하고 우유부단하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회사생활을 한 탓에 '윤탬버린'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런 윤진아는 준희를 만나 조금은 변화했다.

'너 왜 이렇게 변했어?'라는 직장 상사에게 '그동안 스스로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어떤 사람이 나를 지켜주고 아껴주는 걸 보면서 내 자신을 잘 지켜나가야겠다'고 말한 부분은 윤진아의 성장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때 잠시였다. 이후 공감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며 캐릭터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윤진아와 서준희가 갈등이 겪은 후 달달한 애정신으로 '급화해'하는 장면의 반복도 시청자들을 피로하게 했다. 갈등을 겪었다가 다시 달달한 애정신을 선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더이상 새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12회에서 빗속 애정신이 마음에 와닿을 만큼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사랑스러운 윤진아를 보고 싶다. 서준희는 연인을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완벽하고, 멋진 남자로 그려진 반면, 윤진아라는 여자는 사고만 치는 답답한 캐릭터로 그려지는 게 아쉽다. 윤진아가 얼마만큼 성장할까. 딱 4회 남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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