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구본무]4세 '구광모' 시대...구본준의 역할은
지난해부터 실질적 총수...경영 승계 연결다리 역할 '주목'
당장 역할 변화 없지만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 제기
지난해부터 실질적 총수...경영 승계 연결다리 역할 '주목'
당장 역할 변화 없지만 향후 계열분리 가능성 제기
LG가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로의 4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95년 이후 23년만에 이뤄지는 이번 승계는 역대 최연소로 이뤄져 구 상무가 완전히 자리를 잡기 까지는 경영 승계의 중간다리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재게와 LG에 따르면 내달 29일 (주)LG 임시주주총회에서 구광모 LG전자 상무(ID사업부장)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4세 경영 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총 이후 4세 경영이 공식화되면서 지난해부터 형을 대신해 실질적인 그룹 경영을 책임져 온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와 역할도 자연스레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LG는 경영 승계가 이뤄지면 친족 경영진들은 동반 퇴진한 전통이 있어왔다. 지난 1995년 2월 당시 구자경 회장이 장남인 구본무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줬을때도 구 회장의 두 동생이었던 구자학 현 아워홈 회장과 구자두 현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은 각각 LG반도체와 LG그룹 유통사업에서 손을 때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또 구평회 당시 LG상사 회장과 구두회 당시 호유에너지 회장 등 창업세대들도 모두 고문으로 물러났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각각 69세와 67세로 현재 구본준 부회장의 나이(1951년생·67세)와 비슷했다. 이들은 후대 경영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스스로 용퇴를 선택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당시와는 달라 구본준 부회장이 구 상무가 그룹 총수로서 자리를 잡을때까지 당분간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올해 만 40세로 조부인 구자경 명예회장(45세·1970년)과 부친인 구본무 회장(50세·1995년)이 경영 승계를 받을 때 나이와는 차이가 있다. 또 경영수업 연수도 아직은 짧아 그룹 총수로서의 역할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LG는 오너가 일원이라도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인사원칙의 전통을 철저히 지켜왔다. 구 상무는 지난 2006년 LG전자에 입사해 올해로 13년째를 맞았지만 20년을 모두 채운 구자경 명예회장(1950년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입사)과 구본무 회장(1975년 LG화학 입사)의 수업 년수에는 아직 못 미친다.
구광모 상무가 (주)LG 등기이사fh 선임돼 구 상무를 중심으로 하현회((주)LG)·박진수(LG화학)·조성진(LG전자)·한상범(LG디스플레이)·권영수(LG유플러스)·차석용(LG생활건강) 등 부회장급 전문경영인들로 새로운 경영체제가 정립되더라도 구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그룹도 구 상무의 경영 체제의 전환되도 구 부회장의 거취와 역할과 관련해서는 당장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과거 친족 경영인들이 새로운 방계 기업들로 독립한 전통을 감안하면 향후에는 이와 같은 길을 따를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구인회 창업주의 여섯 형제 중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은 지난 1999년 LG화재를 그룹에서 떼네 LIG그룹을 만들었고 넷째부터 여섯째 동생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형제는 지난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으로 독립한 바 있다.
구 부회장만 보더라도 형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희성전자 사장) 등은 이미 독립을 한 상태다.
특히 재계는 이번 경영 승계가 구본무 회장의 와병이라는 변수로 빠르게 진행된 측면이 있고 그동안 구본준 부회장의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아 온 만큼 4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에도 과거와는 조금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한 2~3년간은 구본준 부회장이 어느정도 역할을 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4세 경영 승계가 서서히 이뤄지면서 구 부회장도 독립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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