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가 또?’ 과유불급이 낳은 돌출행동
경기 도중 KIA 안치홍과 대치하며 긴장감 형성
한화와의 개막전 이후 또 다시 불필요한 논란 야기
넥센 히어로즈의 선발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또 한 번 대형사고를 칠 뻔했다.
로저스는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사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에는 실패했지만 초반부터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등에 업으며 시즌 5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승리에도 불구, 경기 도중 불미스러운 일을 유발하며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상황은 이랬다. 로저스가 7회말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이닝의 마지막 타자였던 안치홍과 신경전이 붙었다.
안치홍이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로저스는 그를 쳐다보면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은 안치홍을 향해 로저스는 영어로 무언가 중얼거렸다.
자칫 불상사가 생길수도 있는 찰나, 넥센의 김민성이 로저스를 더그아웃으로 밀며 진화에 나섰다. 1루수 장영석 역시 안치홍에게 다가가 다독였다. 다행히 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한 김기태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주심에게 어필했다. 그러자 넥센 장정석 감독도 역시 나와 해명에 나서며 사태가 더욱 커지지는 않았다.
지나친 승부욕괴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다. 이전 안치홍과의 승부에서 로저스는 집중적으로 몸 쪽 승부를 택했는데 이 과정에서 안치홍의 표정이 로저스를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것.
그러나 이는 로저스 혼자서 오해하고, 감정을 부풀린 결과다. 자칫 한국 야구를 무시하는 처사로 비춰질 수도 있다.
로저스는 이미 지난 3월 개막전에서도 대형 사고를 칠 뻔한 적도 있다. 당시 한화와의 경기에서 최재훈의 헬멧을 글러브로 툭 치고, 1루 주자 양성우를 견제로 잡아내고는 자신의 양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로저스는 오해 살 행동을 자제하겠다고 반성의 의지를 보였지만 또 다시 구설에 오르게 됐다.
논란을 야기한 시점도 아쉽다.
넥센은 최근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서 있다.
박동원, 조상우가 최근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큰 실망감을 안긴 가운데 지난해 KT, NC와의 트레이드 때 뒷돈을 받은 사실 또한 뒤늦게 밝혀지면서 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최근 불거진 여러 악재들과 함께 구단은 좌초될 운명에 놓이게 됐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팀 분위기에서 자칫 로저스의 행동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을 뻔했다. 아무리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도 뭐든 지나쳐서 좋을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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