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블러 이승우, 아시안게임 ‘크랙’ 기대감
그 어느 때보다 이름값 높은 선수들 즐비
상대 밀집수비 깰 이승우 드리블 필요해
국내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마무리를 아쉬워할 틈이 없다. 월드컵만큼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는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월드 스타’ 손흥민과 조현우가 와일드카드로 합류했고,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는 황의조도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일찍이 유럽에 진출해 경험을 쌓고 월드컵 무대까지 누빈 황희찬, 대한민국의 후방을 10년 넘게 책임질 김민재 등 사실상 A대표팀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름이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재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이들도 있다. 2018시즌 K리그2 득점 단독 선두 나상호(10골), ‘천재 미드필더’ 황인범, ‘제2의 기성용’이라 불리며 일찍이 유럽(오스트리아) 무대 진출에 성공한 김정민, ‘2017 U-20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이진현과 정태욱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기대를 받는 선수가 있다. 일찍이 한국 축구의 미래라 불렸고, 지난 5월 A매치 데뷔에 이어 월드컵 무대를 누빈 ‘슈퍼스타’ 이승우다. 그가 세간의 기대를 충족시킬 맹활약을 보인다면 대한민국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속 금메달 획득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이유가 있다. 이승우는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드리블러’다. 볼을 다루는 데 능숙하고, 1대1 싸움에 자신감이 넘친다.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도 상대 선수 2~3명을 손쉽게 따돌린 뒤 공격을 전개하고, 수비수를 제친 뒤 득점 기회를 포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속도도 갖췄고 결정력도 있다.
특히 연령별 대표팀에선 누구보다 화려했다. 이승우는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된 ‘U-20 월드컵’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며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최다 우승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맞대결에서는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승우의 아시안게임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을 상대하는 국가들의 전략은 뻔하다. 90분 내내 실점을 막는 데 주력할 것이고, 몇 차례의 역습으로 우리의 골문을 위협할 것이 확실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를 앞서는 팀은 찾아보기 어렵다. 빼어난 개인기를 가진 이승우가 밀집된 상대 수비에 틈을 내줘야 한다.
이승우에게 지난 시즌은 극적인 반전의 연속이었다. 정든 스페인을 떠나 낯선 이탈리아로 둥지를 옮겨 프로에 데뷔했다. 만만찮은 주전 경쟁과 적응, 부상이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잊힌 유망주’로 전락할 위기였다. 그러나 노력과 실력으로 이겨냈다. 후반기 막판 주전으로 도약했고,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아무도 예상 못 했지만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무대도 누볐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그가 왜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아시안게임이다. 밀집된 수비를 무너뜨리는 ‘크랙’이 되어서 대한민국의 2연패를 이끌어야 한다. 이승우가 아시안게임 2연패라는 새로운 역사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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