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인터뷰
"하태경이 대세…바른미래당 중심 정계개편하겠다
이해찬·정동영보다 혁신정치에서의 중량감 압도"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인터뷰
"하태경이 대세…바른미래당 중심 정계개편하겠다
이해찬·정동영보다 혁신정치에서의 중량감 압도"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당권 경쟁의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 선출하는 특성상 최다 득표로 당대표를 노리는 후보군과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로 지도부 입성을 목표로 하는 후보군이 나뉘어질 수밖에 없다.
만 50세, 재선의 하태경 의원은 흔들림 없이 당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손학규 상임고문과 연일 계속되는 토론회에서 난타전을 벌이는 중이다.
"2030세대가 책임당원 50% 이상…하태경이 대세다"
하 의원은 23일 의원회관에서 가진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손학규 대세론'에 관한 질문을 받자 "오히려 하태경이 대세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손학규 고문이 최근 활동을 안했고 만덕산에 있고 해서, 노년층에서는 손 고문이 (인지도가) 높아도 청년층에서는 내가 좀 더 인지도가 높은 것 같다"며 "책임당원 투표 비율이 절반인데, 우리 당 책임당원 중 20~30대가 50% 이상"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최근 연일 지방을 돌며 당원들을 접촉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하 의원은 현장에서도 당원들의 이와 같은 성원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다들 하는 말씀이 다른 당은 '올드보이'가 당대표가 돼도 괜찮지만, 우리 당은 바뀌어야 산다고 하더라"며 "다른 당은 당이 크니까 변화와 혁신보다도 '올드보이'가 해도 크게 상관이 없겠지만, 우리 당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리더십이 들어서는 게 좋지 않다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구태정치는 몰라도 혁신정치는 이해찬·정동영 압도"
'올드보이' 비판은 그들 60~70대 '기수'들에게 타격이 되는 것 같지만, 정치적으로 바라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부각되자, 민주평화당에서 정동영 대표가 선출되고 손 고문도 출마 명분을 찾게 된 것이 단적인 예다.
정 대표는 선출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평생 이해찬 덕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손 고문도 "맞다. 나는 올드보이"라며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 '올드보이' 틈바구니 속에서 하 의원이 30석 바른미래당의 기수가 되면, 다른 당의 거물급 당대표들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하 의원은 싱긋 웃으며 "나도 이제 나이가 오십이다. 만으로 오십"이라고 받아넘겼다.
이어 "구태 정치의 중량감은 밀리겠지만, 혁신정치에서의 중량감은 내가 압도적일 것"이라며 "국민들은 옛날식 스타일의 중량감을 (정치인에게) 바라는 게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중량감을 바라고 있다"고 자신했다.
당대표가 될 경우, 여야 당대표로 마주 앉을 게 유력한 이 전 총리를 향해서는 "그분이 말은 (보수 궤멸이나 20년 집권 등) 그렇게 해도 여우다. 여우"라며 "아주 영악한 분이기 때문에 저급한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당적(黨籍)만은 아직도 바른미래당 소속인 박주현 의원을 수석대변인으로 기용하며 '비례대표 3인 출당(黜黨) 공세'를 펼치는 정동영 평화당 대표를 향해서는 "페어플레이하자고 하겠다"며 "그분(비례대표 의원)들이 정동영 때문에 국회의원 된 분들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외교·안보는 협치, 경제는 견제, 특권은 폐지"
9·2 전당대회로 새로 선출될 바른미래당 대표에겐 당외보다 당내(黨內)에 더 많은 과제가 쌓여 있다. 다른 당과 '밀당'하는 문제는 김관영 원내대표가 짐을 나눠들 수 있지만, 당을 하나로 화학적 결합시키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오롯이 당대표의 몫이다.
이와 관련해 하 의원은 '외교·안보는 협치, 경제는 견제, 특권은 폐지'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개혁의 컨텐츠가 분명하면 진보니 보수니 하는 명칭으로 싸움을 할 일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 의원은 "우리 당이 최근 박수받은 게 특수활동비 폐지인데, 특활비 폐지 1호 법안을 발의한 게 나"라며 "특권을 폐지하자는데 진보와 보수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외교·안보는 협치, 경제는 견제, 특권은 폐지'의 노선을 우리 당이 하나로 공유해서 강력하게 실천하면 지지율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라며 "더 이상 의원들이 '이사 가기 편하게 짐을 싸놓는다' 그런 우려는 완전히 불식될 것이고,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당은 훨씬 강하게 화합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총선,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1대1 구도로 정계개편"
누구나 지금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한다. 나아가 지금 이 구도가 2020년 총선까지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 의원이 대표가 돼서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 의원도 "내가 대표가 되는 게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는 정계개편의 시작"이라며 "2020년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1대1 구도가 되도록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내년 봄까지 한국당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바른미래당이 야권의 중원을 차지하게 된다"며 "자유한국당에서는 당연히 이탈하는 의원들이 오게 되고, 나아가 민평당(평화당)과 민주당에서도 (의원들이) 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당과 평화당까지는 그렇다치고, 어떻게 민주당에서조차 이탈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는 것일까.
하 의원은 "무능한 '돌팔이 좌파'들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며 "민주당에서도 경제 노선에 실망하고 반기를 드는 의원들이 생길텐데, 그분들이 유능한 대안경제정당으로 역할을 하는 바른미래당에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도 민주당에서 규제 혁신 문제로 당내 충돌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충돌은 더 격화될 것"이라며 "'돌팔이 좌파' 노선에 반대하는 분들이 민주당에서 주도권을 잡았으면 좋겠지만, 주도권을 못 잡으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바른미래당과) 함께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돌팔이 좌파'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과도 함께 하겠다"
민주당에서 '돌팔이 좌파' 노선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고 보는 이유는 뭘까. 하 의원은 "저쪽(민주당)은 운동권만 성골(聖骨)이고 운동권이 아닌 사람은 인간 취급 못 받는다"며 "(하태경 대표 체제 바른미래당의) 주된 인재 영입 타깃은 유능한 30~50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서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하 의원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86학번으로 입학한 이래, 누구보다 열혈 '운동권'이었다. 2학년 때였던 1987년, 양김(兩金) 씨의 각자 대선 출마에 반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으로 쳐들어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적단체 범청학련 결성을 주도하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형도 살았다.
이러한 이력을 언급하자 하 의원이 "맞다. 운동권 출신 386들이 나 빼고 다 저리(민주당) 가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아마 386이 나라 망쳤다는 이야기를 곧 들을 것 같은데, 그런 무능한 (민주당) 386들만 있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능력 있는 386들도 곳곳에 있다"며 "사실 40~50대인데 지금 우리 사회의 중추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386 중의 (유능한) 386을 지금까지 우리 정당들이 제대로 쓰지 못했다"며 "무능한 386인 민주당과 대비되는, 같은 386이더라도 유능한 386, 이들이 인재 영입의 핵심 타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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