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단, 빗줄기 뚫고 금강산으로…"가슴이 두근두근댄다"
오늘 오후 첫 상봉 "68년 만에 만나는 형…오래 살아줘서 고마워"
굵은 빗줄기에 새벽부터 일어나 태풍 경로 확인·날씨 상황 체크
오늘 오후 첫 상봉 "68년 만에 만나는 형…오래 살아줘서 고마워"
굵은 빗줄기에 새벽부터 일어나 태풍 경로 확인·날씨 상황 체크
북에 있는 가족을 만나는 남측 이산가족 2차 상봉단 326명이 24일 빗줄기를 뚫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전날 속초에 집결한 남측 가족들은 오늘 오전 8시 50분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금강산으로 이동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남측 상봉단은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북측 통행검사소에서 심사를 받고 오후 1시께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3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으로 꿈에 그리던 가족들과 첫 만남을 하게 된다. 전쟁통에 헤어져 죽은 줄 알고 가슴에 묻은 혈육을 눈앞에서 만나게 된 가족들은 상봉을 앞두고 만감이 교차한다.
북측 가족을 만날 생각에 잠을 설쳤다는 이산가족들은 아침 일찍부터 숙소 로비에 나와 부푼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태풍 경로를 확인하는 등 날씨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68년 전 헤어진 형을 만나는 목원선(85) 할아버지는 "오늘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났다"면서 "일어나자마자 뉴스를 틀고 태풍 경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바깥 날씨를 확인한 목 씨는 "이 정도면 양호하다. 참 다행이다"고 안도하기도 했다. 함께 형을 만나는 목원구(83) 씨는 형과의 만남을 앞두고 "꿈만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목 씨 형제는 6.25 전쟁 당시 인민군으로 끌려간 형이 죽은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가 경찰들이 형이 가족을 찾는다고 알려주러 집에 들어왔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너무 놀랐다고 했다. 원선 씨는 형을 만났을 때 형이 '장군님 은혜로 잘 살았다'고 얘기할 것 같다면서, 자신은 "형아 오래 살아줘서 고마워"라고 말하겠다고 한다.
북측 언니를 만나는 김정자(83)·정숙(81) 자매도 새벽부터 일어나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실감이 안 난다며 눈물만 보였던 김 씨는 "어제는 좀 믿기지가 않고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까 '아 오늘 언니를 만날 수 있구나, 진짜 보는 거구나' 싶다"며 들뜬 모습이었다.
전날 속초에 내려와 현장을 챙긴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태풍 때문에 걱정했는데 일단 예정된 시간에 출발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그렇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금강산)현지에서도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2차 상봉 행사도 1차 상봉과 같은 방식으로 사흘 간 진행된다. 이산가족들은 오늘 오후 첫 단체 상봉을 시작으로 2박3일 간 6차례, 총 12시간 동안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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