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선발 류현진, 로버츠 믿음에 보답할까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차전 선발 내정
원정에 약한 징크스 떨칠지 관심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다저스)이 예상을 깨고 월드시리즈서 2차전 선발로 나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가 예상대로 1선발로 나서고, 뒤를 이어 류현진이 2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게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오는 25일 열리는 2차전 선발로 확정돼 보스턴의 좌완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선택이다.
류현진은 홈에서 치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챔피언십시리즈 원정 2경기에서는 7.1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홈과 원정에서의 성적 편차가 상당히 심하다.
정규시즌 승률서 보스턴에 밀린 다저스는 1,2차전을 원정에서 치르게 된다. 챔피언십시리즈와 똑같은 선발 로테이션을 가져간다면 류현진이 또 다시 2차전과 6차전을 맡아야 하는데 이는 선수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정규시즌에는 홈에서 1.15, 원정서 3.5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역시 편차는 뚜렷했다.
여기에 보스턴 홈구장 펜웨이파크에 나선 경험이 없다는 점과 그간 동부 원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류현진의 2차전 등판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였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특급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한 류현진에 대한 믿음을 쉽게 저버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정규시즌서 16경기에 나와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수준급 피칭을 보여줬다.
지난 5월 사타구니 부상으로 3달 가량을 쉬었지만 복귀 이후에는 9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6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한데는 류현진의 공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팀이 순위 싸움에 한창이던 후반기 마지막 3경기에서는 3연승을 거뒀다. 이 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빅게임 피처’라 치켜세우며 그의 사기와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
비록 챔피언십시리즈서 부진했다고는 하나 로버츠 감독은 단 2경기로 류현진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이제는 류현진 스스로가 감독의 믿음과 팀의 기대에 부응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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