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시장 파고든 후발주자들…틈새시장으로 매출 '쑥'
스테디셀러 포진한 일반 감기약 시장…틈새 노린 제약사들 도전 이어져
파우치형·스프레이식 등 제형 다변화…해외진출로 시장 다각화도
증가하는 감기약 수요에 주목해 후발주자로 시장에 나선 제약사들이 차별화된 제품으로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제형이나 타깃층에 맞춘 제품을 출시하면서 매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26일 IMS헬스데이터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반의약품(OTC) 감기약 시장에서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동아제약의 판피린, 동화약품의 판콜, GSK의 오트리빈과 테라플루, 다케다제약의 화이투벤 등이다. 이 제품들은 국내 감기약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동아제약의 판피린은 50년 이상 꾸준히 고객들의 호응을 받아온 장수 브랜드다. 회사 측은 판피린을 '대한민국 1등 감기약'으로 소개하고 있다. 판피린은 1956년 일반의약품 허가를 받고 정제 형태로 1961년부터 판매됐다. 동화약품의 판콜도 1968년 출시된 이래 50년 간 종합감기약 시장에서 스테디셀러의 입지를 지키고 있다.
이에 비하면 브랜드 역사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차별화 전략을 갖춘 제품들이 성장세를 확장하고 있다. 2015년 감기약 브랜드 '콜대원'을 론칭한 대원제약은 속도감있게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출시 첫 해 매출은 5억6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그보다 4~5배 많아진 25억원 매출을 거뒀다.
콜대원은 역대 최초의 '짜먹는 스틱형 감기약'으로 등장해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감기 증상에 따라 출시한 콜드·코프·노즈 3가지 구성에 작년에는 키즈 라인을 추가하며 전 연령대를 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콜대원 판매량은 총 1700만포를 돌파했고, 작년 하반기 출시한 키즈 제품도 출시 3개월 만에 어린이 감기약 부문에서 판매량 1위에 올라 빠른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콜대원과 전문의약품 기침가래약 '코대원포르테' 등을 앞세워 해외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몽골 시장에 진출한 상태며 중국 및 동남아, 미국, 중남미 등 다양한 진출국을 모색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배우 이유리가 출연하는 TV광고와 디지털 광고 등으로 인지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성장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를 만나면서 시장 다각화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콜대원 론칭 이후 짜먹는 스틱형 파우치 감기약이 인기를 끌면서 일동제약, GC녹십자, 동화약품 등 다른 제약사들도 파우치 형태의 감기약을 선보였다.
스프레이식 감기약도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의 인후염 치료제 '목앤'은 지난해 말 출시 2년여 만에 5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인후염 스프레이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랐다. 이밖에 한국먼디파마의 '베타딘 인후스프레이'와 대웅제약 '모겐쿨', 현대약품 '시노카' 등이 뒤를 이었다.
제약사들의 감기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체 시장 규모는 확장세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의약품 기준 국내 감기약 시장은 2013년부터 연간 6.7%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016년 연매출인 1311억원을 웃도는 1401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18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감기약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고 있고, 일반의약품은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 이에 도전하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틈새 수요와 타깃층을 면밀히 분석해 마케팅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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