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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퍼니싱에 옮겨붙은 패션 경쟁…'휘게' 바람에 격화 양상


입력 2018.10.28 06:00 수정 2018.10.27 21:05        손현진 기자

18조원 넘보는 홈퍼니싱 시장…'저성장' 패션업계 도전 이어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우고 해외 인기 브랜드 단독 론칭도

편안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휘게 라이프(Hygge Life)' 열풍으로 홈퍼니싱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

편안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휘게 라이프(Hygge Life)' 열풍으로 홈퍼니싱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저성장으로 고전 중인 패션업계에서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홈퍼니싱 사업에 잇따라 도전하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지난해 기준 13조7000억원으로 추산되며, 2020년까지 1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선 2015년에 9.4% 신장했던 홈 인테리어 매출이 지난해 26.4% 추가 성장했고, 롯데백화점의 홈퍼니싱 부문 매출도 2013년 전체의 10% 비중을 넘어선 뒤 매년 평균 12.5% 증가했다.

패션 시장이 최근 5년간 연평균 2%대 저성장에 머물러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구업체들이 주도해왔던 홈퍼니싱 영역에 발을 내딛는 패션업체가 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근무시간 단축과 '워라밸' 등이 화두가 되면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옷을 사지는 않아도 나 자신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일상에 안락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홈퍼니싱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 SPA브랜드들도 일찍이 '자라 홈', 'H&M 홈'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을 공략해왔다.

국내 업체들도 이에 대항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0년 이마트에서 인수한 한국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를 육성 중이다. 2012년 하반기 재탄생한 자주는 2013년 연 매출 1600억원에서 지난해 2200억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에서 출시한 겨울 롱패딩.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유한 패션 영역의 전문성과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실용성과 편안함을 강조한 라운지웨어, 원마일웨어 등 패션 상품을 판매하면서 패션 매출이 전체의 40%에 이를 정도다. 올해는 처음으로 겨울 시즌을 겨냥한 롱패딩 제품도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대형몰 내 지점을 포함해 총 160여개의 자주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와의 상생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으로 거듭난 LF는 지난 2월 공식 자사몰인 LF몰에 리빙관을 열고 인테리어 가구와 홈 데코레이션 용품, 생활용품 및 침구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리빙관에 입점해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디자인 시계로 유명한 '레프 암스테르담', 세계 유명 작품을 조립식 벽화로 재해석한 '익시', 영국 주방용품 브랜드 '조셉조셉' 등이다.

마찬가지로 온라인몰인 SSF샵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판매해왔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스웨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 국내 사업을 론칭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30㎡(약 100평) 규모의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상 1, 2층에는 그라니트 대표 상품이 구비됐고, 지하 1층에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아러바우트(r.about)' 카페가 입점했다.

그라니트의 슬로건은 '일상을 간소화하세요, 그리고 남은 시간에 진정한 삶을 즐기세요'다. 실용적이고 품질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자연친화 상품과 재활용 소재로 만든 상품은 물론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차별화하겠다는 게 삼성물산 측의 구상이다.

자연친화 및 재활용 소재 사용, 화학물질 사용 자제, 사회적 기업 생산 등 4개 항목에 해당하는 상품을 '케어(Care)' 상품군으로 분류하고, 행택(걸이식 라벨)에 하트 마크를 표기해 고객이 인지하도록 했다. 또한 뷰티, 문구, 가방, 식품군에서는 국내 수요에 맞는 PB 상품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김동운 해외상품2사업부 상무는 “홈퍼니싱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북유럽식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려는 소비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스웨덴을 기반으로 한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차별화된 상품과 문화를 전파하며 국내 홈퍼니싱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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