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자격 얻는 류현진, 다저스 잔류할까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 얻어
홈에서 강한 류현진, 모험 펼칠 가능성 낮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과 LA다저스의 동행은 계속될 수 있을까.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5차전에서 상대 선발 데이빗 프라이스의 호투에 눌리며 1-5로 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이 또 한 번 좌절됐다.
만약 이날 다저스가 승리했다면 류현진은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6차전에서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기회는 주어지지 않게 됐다.
지난 2013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그래도 계약 마지막 해인 2018시즌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무대서 선발로 나서는 영광을 누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은 이제 다저스 잔류와 타 구단 이적을 놓고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2013년과 2014년 2시즌 연속 14승을 달성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류현진은 이후 어깨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을 거친 뒤 지난해 3년 만에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2년이 넘는 재활 기간을 거친 류현진은 지난해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25경기에 나와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올 시즌은 더 강렬했다.
지난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경기 도중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끼고 2회 조기 강판됐지만 부상 이전에는 7경기에 나와 3승,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다.
부상 복귀 이후에는 더 강렬한 모습을 보이며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비록 규정 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빅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높였다.
다만 올해 포스트시즌은 다소 아쉬웠다.
이전까지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이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2.81이었던 류현진은 이번에도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원정에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통산 평균자책점이 4.11로 뛰어 올랐다.
출발은 좋았다.
팀의 절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을 차지한 류현진은 애틀랜타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밀워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두 차례 원정 경기에 나서 4.1이닝 2실점, 3이닝 5실점으로 물러났다.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4.2이닝 동안 4실점 해 패전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 더해졌다면 대박도 노려볼 수 있었지만 일단은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미국 매체 팬사이디드는 류현진의 몸값으로 700만~1000만 달러를 예상했다. 물론 해당 금액은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만족할만한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이 다저스에서의 6시즌 동안 풀타임을 소화한 경력이 2시즌 밖에 없고, 2015년 어깨 수술 이후에도 많은 잔부상에 시달린 것이 몸값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저스에 남는 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다저스는 내년 시즌 옵트 아웃을 선언할 권리가 있는 커쇼가 떠나더라도 워커 뷸러, 리치 힐, 마에다 겐타, 알렉스 우드, 훌리오 유리아스, 로스 스트리플링 등 선발 자원이 차고 넘친다.
조건이 맞지 않다면 좀 더 좋은 대우를 받고 타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있지만 다저 스타디움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류현진이라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펼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과거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2001시즌 이후 다저스를 떠나 아메리칸리그 텍사스로 이적했다가 실패한 경험은 류현진이 반드시 참고해야할 사항이다.
이미 LA 생활에 적응을 마쳤고, 원정서 약한 류현진이라면 다저스 잔류가 최우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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