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역 저지 정당이 없다"…한국당 당권주자 정우택 반사이익
"작은 간이역 하나 지으려 한 건데"…이해찬 '재미없는 형국'
"세종역 저지 정당이 없다"…정우택 반사이익
"간이역 생각했는데"…이해찬, 재미없는 형국
천안아산역과 공주역 사이를 직선으로 연결하고 중간지점에 KTX세종역을 신설하는 방안이 정치권에 공론화되면서 충북과 세종·호남을 연고로 하는 주요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KTX세종역 신설을 최초로 제기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민주평화당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원군이 가세하면서 반작용으로 자유한국당 당권에 도전하는 정우택 의원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30일 충북 지역구 의원들과 의원회관에서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국무위원(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도종환 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충북 지역구 의원 전원과 충북 출신의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김수민 의원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는 KTX세종역 신설에 반대하는 정당이 없다는 점에 지역 의원들이 위기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KTX세종역 신설은 세종을 지역구로 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공론화에 불을 당겼다. 이 대표는 지난달 8일 충북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시종 지사가 "(도민들이) 민감해하는 문제"라며 "세종역 신설 문제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당에서 노력해달라"고 요청하자, 대번에 "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다 찬성한다"고 일축했다.
여기에 호남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대규모 조찬 회동을 갖고 원군으로 가세했다.
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무소속 등 당적을 막론한 호남 의원 17인은 이날 국회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조찬 회동에서 '세종 경유 호남선KTX 직선화 추진 의원 모임(세호추)'을 발족했다. 공동대표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동철 의원과 현 국회부의장 주승용 의원, 민주평화당 수석최고위원인 유성엽 의원이 함께 맡는 등 범(汎)정당 체제를 갖췄다.
이 자리에서는 목포에서 오송을 거쳐 강릉까지 연결되는 '국토 X축 고속철도'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아울러 채택해 '충북 달래기'를 시도했으나, 충북 정치권으로서는 '포위'당했다는 심리를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충북이 수세에 몰린 것은 지역 정치권의 목소리가 작아졌기 때문이라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세호추'에 유일하게 소속 의원이 없는 정당이 한국당이기 때문에, 지역 최다선 의원인 정 의원이 내년 2월말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수권해 제1야당 대표로서 집권여당 이해찬 대표에 맞서며 KTX세종역을 저지해주기를 바라는 지역 여망이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최초로 KTX세종역 신설을 공론화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의외로 돌아가는 형국이 '재미가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해찬 대표는 애초에 천안아산~공주간 직결선 신설 등은 고려하지 않고, 오송역과 공주역 사이의 기존 호남고속선 위에 세종역을 신설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 대표가 이시종 지사를 향해 "작은 간이역 하나를 반대해서 되겠느냐"고 질타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호남에서 원군이 와 붙으면서 자신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판이 커졌다. '세호추'의 주장대로 천안아산과 공주가 직결되면, 이것은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의 분기역이 달라져버리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충북 민심을 자극하는 정도가 심해진다.
충북과 세종·호남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이 '싹쓸이'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다. 집권여당 이 대표의 입장에서는 어디를 취하고 어디를 버리든 간에 어떻게 해도 '손해 보는 장사'가 된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호남에서 원군이 오긴 했으되 이해찬 대표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원군인 모양새"라며 "충북 민심에 동요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역 간 마찰 등의 문제를 종합 검토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대표에게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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