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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랐던 넥센 영웅들 ‘패자의 품격’


입력 2018.11.03 08:40 수정 2018.11.03 08:2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10-11 석패

비록 탈락했지만 미래 기대되는 팀 변모

넥센의 패자의 품격을 선보였다. ⓒ 연합뉴스

넥센 히어로즈가 끝까지 고군분투했지만 SK 와이번스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넥센은 2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11로 패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다. 이날 양 팀 선발 김광현과 브리검은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이는 경기 후반 펼쳐질 역대급 승부의 서막이었다.

선취점은 넥센이었다. 넥센은 6회 김광현을 두들기면서 3점을 뽑았고 브리검의 남달랐던 구위를 체감한 SK 더그아웃에는 암운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SK도 만만치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6회말 로맥의 3점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SK는 3점을 더 얻어냈고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SK는 7회와 8회 3점을 추가하며 문학구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다는 야구의 신은 9회 넥센에 미소를 보였다. 2루타 등 장타가 계속해서 터진 넥센은 2사 후 박병호가 SK 홈팬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투런포로 끝내 동점을 만들고 말았다.

기세를 올린 넥센은 연장 10회초 1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SK는 김강민과 한동민의 백투백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획득했다.

비록 패했지만 넥센 선수단에도 야구팬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가 SK의 승리를 점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프로 의식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넥센은 앞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 만에 통과한데 이어 준플레이오프서 정규 시즌 3위 한화를 3승 1패로 손쉽게 제압하며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문학 원정 1~2차전을 모두 내줄 때만 하더라도 넥센의 조기 탈락이 예상됐다. 하지만 넥센은 안방인 고척으로 돌아오자 끈끈한 경기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3~4차전을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넥센의 미래로 성장한 이정후. ⓒ 연합뉴스

운명의 5차전도 마찬가지다. 경기 막판 마운드가 계속해서 실점하며 사실상 포기를 할법한 순간에도 박병호를 비롯한 타자들이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이는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경기 후 장정석 감독의 발언도 명언이 되기 손색이 없다. 그는 탈락이 아쉬울 법한 상황에서도 “아쉽지 않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선택이든 내가 했다. 그 상황과 선택을 받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상상도 못했던 경기를 한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얘기하고 싶다”며 예의를 갖췄다.

특히 “여기까지 와준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엎드려 절을 하고 싶다. 고맙다는 말만 생각난다”면서 “포스트시즌 10경기를 하면서 모든 순간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웠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에 이번 10경기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값진 시간을 보낸 게 아닌가 싶다”며 명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넥센은 올해 초 이장석 대표가 구속되는 등 시즌 내내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기죽지 않고 후반기 치고 나가며 가을 야구 티켓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김하성과 이정후, 안우진 등 젊은 피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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